김여정 제1부부장 단독 영접
北 인민군 약식 의장대 사열
실무형 남북정상회담 본보기
문 대통령이 27일 남북 정상회담 결과 발표에서 "김 위원장은 그제 오후, 일체의 형식 없이 만나고 싶다는 뜻을 전해왔다"고 말한 것처럼, 지난 26일 열린 두 번째 남북 정상회담은 지난 4월27일 정상회담과는 달리 화려한 의전·행사없이 간략하고 속도감 있게 진행됐다.
청와대가 이날 공개한 동영상에 따르면 문 대통령은 수행원·경호원 등이 탄 4대의 차량의 호위를 받으며, 은색 벤츠를 타고 군사분계선을 넘어 판문점 북측 지역 통일각에 도착했다.
두 번째 남북 정상회담이 열린 통일각은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제안으로 1985년 준공된 지상1층, 지하1층, 전체면적 460여평의 건물이다. 내부는 대리석으로 꾸며져 있으며 지난 3월29일 남북 고위급회담도 여기에서 열렸다. 이곳에서 남북 정상회담이 열린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문 대통령은 인민군 의장대로부터 '약식'으로 사열을 받으며 '레드 카펫'을 따라 통일각에 곧장 들어섰다. 카펫 양옆으로는 20여명의 인민군 의장대가 착검된 총을 세워들고 도열해 있었다. 의장대장은 차 앞에서 무장한 칼로 예를 표하고, 문 대통령의 뒤를 따르지는 않았다.
문 대통령은 통일각에 들어서자마자 대리석으로 꾸며진 로비에서 미리 기다리고 있던 김정은 위원장과 만나 악수했다.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은 밝은 표정으로 환담을 나눈 후 김 위원장의 안내에 따라 이동했다.
이어 문 대통령은 또 다른 대형 수채화를 배경으로 방명록을 적었다. 문 대통령이 방명록을 적을 때, 김 위원장만 홀로 문 대통령 오른편에서 모습을 지켜봤다.
문 대통령이 "한반도의 평화와 번영,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김정은위원장과 함께! 2018. 5. 26 대한민국 대통령 문재인"이라고 방명록을 쓰자, 덤덤한 표정으로 바라보던 김 위원장이 밝은 표정으로 박수를 치고 문 대통령과 악수했다.
기념촬영을 마친 후 김 위원장과 김 부장은 남측 수행원들과 차례로 악수하며 인사했다. 이윽고 회담장 문이 열리자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이 안으로 들어섰다.
문 대통령은 모두발언에서 김 위원장이 평양에서 대접하지 못한 데 대한 안타까움을 표하자 "평양을 방문해서 제대로 대접받는 것도 큰 의미가 있지만, 남북 정상이 쉽게 만나자, 좋다, 이렇게 했을 때 판문점에서 만날 수 있다는 것도 남북 간 새로운 시대가 열린 게 아닌가(생각한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은 이날 서훈 국가정보원장과 김영철 통일전선부장만 배석한 가운데 2시간 가량 심도 있는 대화를 가졌다.
두 정상은 회담을 마치고 나란히 걸어서 통일각 정문을 나섰다. 김 위원장은 오전보다 다소 밝아진 표정으로 문 대통령에게 왼쪽, 오른쪽, 다시 왼쪽으로 3번 포옹을 한 뒤 악수했다. 문 대통령의 표정도 밝았다. 문 대통령은 김 위원장과 인사를 나눈 뒤, 뒤에 서 있던 김 제1부부장과도 악수를 청했다.
이날 밝은 시간에 환송 인사를 나누는 것을 봤을 때, 남북 정상 간 만찬은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오후 3시부터 5시까지 진행된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의 두 번째 남북 정상회담은 격식보다는 말 그대로 '실무형' 남북 정상회담의 본보기에 가까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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