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 숨가쁜 45시간…북미회담 취소부터 깜짝 남북회담까지

기사등록 2018/05/27 00:00:00

美 24일 "북미회담 부적절" 통보에 北 25일 "기회 줄 용의있다"

靑 26일 토요일 밤 남북 정상회담 개최 사실 깜짝 발표

【서울=뉴시스】 추상철 기자 =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제2차 남북 정상회담이 26일 판문점 통일각에서 열렸다. 남북 정상회담이 열린 이날 밤 서울 종로구 청와대에 불이 환하게 밝혀져 있다.  2018.05.26. scchoo@newsis.com
【서울=뉴시스】 장윤희 기자 = 북미 정상회담의 흔들리는 불씨를 살리기 위한 청와대 시계는 긴박하게 돌아갔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북미 정상회담 취소 통보부터 청와대의 남북 정상회담 개최 발표까지 걸린 시간은 만 2일이 채 안되는 45시간이었다.

 북미 정상회담 취소 소식이 전해진 것은 우리 시간으로 지난 24일 밤 10시50분이었다.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이 미국 상원 외교위원회 청문회에서 '예정된 역사적 회담은 적절치 않다(inappropriate)'는 트럼프 대통령의 편지를 대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편지 말미에 "가장 중요한 정상 회담과 관련해 마음을 바꾼다면, 부디 주저하지 말고 나에게 전화하거나 편지를 써달라"고 김 위원장을 향해 북미 정상회담 재개 여지를 남겼다.

 백악관은 조윤제 주미한국대사에게 북미 정상회담 취소 발표 수분 전 해당 내용을 전했다고 한다. 하지만 시차 때문에 청와대는 언론 발표와 거의 동시에 취소 사실을 알았다.

 이에 문재인 대통령은 25일 0시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을 청와대 관저로 긴급 소집해 한시간가량 대응을 논의했다. 문 대통령은 회의를 마치고 입장문을 내며 "지금의 소통 방식으로는 민감하고 어려운 외교 문제를 해결하기 어렵다"며 "(북미)정상 간 보다 직접적이고 긴밀한 대화로 해결해 가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계관 북한 외무성 제1부상은 이날 아침 담화를 발표하면서 "조선반도와 인류의 평화와 안정을 위하여 모든 것을 다하려는 우리의 목표와 의지에는 변함이 없으며, 우리는 항상 대범하고 열린 마음으로 미국 측에 시간과 기회를 줄 용의가 있다"며 회담 추진 의사를 내비쳤다. 김 부상은 이 담화가 '위임'에 따라 이뤄졌다고 덧붙였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입장을 대변한 것이다.

 이튿날인 26일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은 전격 회동했다. 남북 정상은 이날 오후 3시부터 두시간동안 판문점 북측 구역의 통일각에서 정세를 논의했다고 청와대는 밝혔다.

 문 대통령은 김 위원장의 북미 정상회담 개최 의지를 먼저 확인했을 것으로 보인다. 비핵화 방법론에 대한 구체적 구상과 요구사항도 심도있게 청취했을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16일 북측의 취소 통보로 멈춘 남북 고위급회담을 재개하는 방안도 논의했을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는 이날 오후 7시50분(워싱턴 시간 이날 오전 6시50분) 출입기자단에 메시지를 보내며 남북 정상회담 사실을 발표했다. 토요일 저녁에 전해진 깜짝 소식이었다.

 이어 문 대통령은 27일 오전 10시 청와대 춘추관에서 남북 정상회담 결과를 직접 발표하기로 했다. 언론 브리핑룸이 있는 춘추관 연단에 문 대통령이 서는 것은 지난해 5월 김이수 헌법재판소장 후보자 인선 발표 이후 약 1년만이다.

 통일연구소 홍민 연구위원은 이날 뉴시스와 통화에서 "청와대는 백악관에 미리 남북 정상회담 개최 일정을 알리고, 결과도 공유했을 것으로 보인다"면서 "지금 워싱턴은 아침이다. 트럼프 대통령 반응도 곧 나올 것 같다. 청와대가 (남북 정상회담 개최와 발표)시간대를 잘 맞춘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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