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그룹 6인방 차석용 LG생활건강 부회장, 역할 달라지나

기사등록 2018/05/21 11:30:00
차석용 LG생활건강 부회장.
【서울=뉴시스】류난영 기자 = 구본무 LG그룹 회장이 20일 별세하면서 LG그룹은 구광모(40) LG전자 상무와 구 회장의 동생인 구본준 부회장, 6인의 부회장급 전문경영인이 주요 계열사 경영을 책임지는 체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구 상무가 올해 만 40세로 비교적 젊고, 지주회사와 전자계열 외에는 다른 계열사 업무를 해 본적이 없는 만큼 부회장단에 상당부분 의존할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실제로 LG그룹 관계자는 "LG를 비롯해 LG그룹 계열사 모두 전문경영인에 의한 책임경영 체제를 유지하되 구 상무를 그룹 경영의 최고 자리에 올려놓는 작업을 곧바로 시작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6인의 부회장단 가운데 차석용 LG생활건강 부회장(65)의 역할에 대한 관심도 높다.

차 부회장은 14년째 LG생활건강을 이끌고 있는 장수 CEO로 '샐러리맨 성공 신화'로 꼽힌다.

차 부회장은 경기고와 미국 뉴욕 주립대 회계학과를 졸업하고 코넬대 경영대학원(MBA) 석사학위를 받았다. 1985년 미국 P&G 입사한지 14년만인 1999년 한국P&G 사장이 됐다. 2001년 해태제과 사장을 지내다 2005년부터 LG생활건강 사장으로 LG그룹에 몸을 담았다. 2012년에는 LG생활건강 부회장으로 승진했다.

차 부회장은 업계에서 M&A의 귀재로 불린다. 2005년 LG생활건강 사장으로 취임한 후 인수합병으로 음료, 생활용품, 화장품이라는 포트폴리오를 구축하는 등 사업 다각화에 힘써왔다. 2007년 코카콜라음료 인수를 시작으로 2009년 다이아몬드샘물, 2010년 더페이스샵과 한국음료, 2011년 해태음료, 2014년 CNP코스메틱스, 2017년 태극제약을 인수하는 등 취임한 후 성사시킨 M&A만 18건에 달한다. 인수 회사들은 매출이 늘어 LG생활건강의 외형성장에도 기여했다. '3~5년 안에 기존 브랜드 이상의 수익성에 도달할 수 있는 회사를 인수한다'는 차 부회장의 원칙에 따른 것이었다.
 
 특히 지난해 내수 침체와 중국발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보복으로 인한 중국 관광객 수의 급격한 감소로 화장품 사업이 직격탄을 입었다. 하지만 악조건 속에서도 LG생활건강은 매출 6조2705억원, 영업이익 9303억원으로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하지만 중국발 사드보복으로 극심한 불확실성을 겪으면서 높은 중국시장 의존도를 낮춰야 하는 과제는 남아있다. 아울러 LG생활건강의 중국매출 비중은 경쟁사보다 적은 7.9% 수준이지만 중국정부의 사드보복이 가시화하면서 주가가 떨어지는 등 타격을 입기도 했다.

LG그룹 관계자는 "LG그룹이 오랫동안 전문경영인 체제를 유지해 온 만큼 앞으로도 전문경영인 중심의 책임경영을 하게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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