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보다 배꼽 큰 구조…운반·보관비 막대
기술 국산화·공급시스템 효율화 등 필요
20일 업계에 따르면 원유 정제 과정 중 국내에서 생산되는 부생수소의 양은 충분하지만 생산·보관·운송기술은 선진국에 비해 확연히 미흡하고, 이 때문에 비용이 높아질 수 밖에 없는 구조다.
현재 국내 수소충전소에서는 수소연료가 1kg당 7000원~8000원선에 판매되고 있다. 심지어 서울의 양재와 상암 충전소는 무료로 수소를 제공하고 있다. 1kg 당 1만원 선인 일본보다 훨씬 저렴하다.
하지만 이는 시장에서 자연스럽게 형성된 가격이 아니라 충전소 1곳당 연간 1억원의 운영비를 보조하며 인위적으로 낮춘 가격이다. 더군다나 이 운영비 보조는 2019년까지만 주어진다. 민간 운영자들이 수소충전소 사업에 자발적으로 동참해 사업을 이어가기 위해서는 원가절감방안 마련이 절실하다는 지적이다.
한국수소산업협회 자료에 따르면 국내 수소생산량은 164만t(95%가 화석연료로 생산)으로, 대부분 정유·석유화학단지가 밀집된 울산·여수·대산석유화학단지에서 나프타의 방향 족 개질공정 및 나프타 분해(NCC)를 통한 부생수소로 생산된다. 연간 200만대에 달하는 수소차를 굴릴 수 있는 양이다.
석유화학단지의 부생수소 유통가격은 1kg당 2000~3000원 규모지만, 파이프라인으로 직송되지 않을 경우 1kg당 6000~8000원까지 원가가 상승한다. 울산 등에서 튜브트레일러 등을 이용해 수소를 옮기는 데 비용이 많이 들기 때문이다. 이는 경유와 유사한 수준으로, 수소연료의 경쟁력을 떨어트리는 주 요인이다.
1kg당 6000~8000원까지 오른 수소를 이 가격에 그대로 팔기도 어렵다. 수소충전소 건립에 30억원이 들어가기 때문이다. 수소충전소사업자로 선정돼 정부에서 50% 수준의 보조금을 받는다고 해도 15억원의 초기비용이 들고, 인건비 등 운영비를 더하면 수소가격은 더욱 높아질 수 밖에 없다.
업계에 따르면 국내 대부분의 수소충전소는 독일 린데, 프랑스 에어리퀴드 등에서 수입하는 장비와 기술을 사용한다. 국내 수소 충전소 기술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이 역시 수소충전소 설립비가 높아지는 주요 원인이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에 수소 충전수요가 충분히 많아지기 전까지는 운영비 보조 등을 통해 수소충전소를 늘리고 유지할 필요가 있다"며 "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기술 국산화, 공급 시스템 효율화 등을 통해 생산가를 더욱 낮추는 것"이라고 밝혔다.
학계의 다른 관계자는 "전기차의 경우 한전이라는 큰 공기업이 전기차 충전용 전기를 저렴하게 공급하기 때문에 문제가 없다"며 "수소차의 경우 그런 역할을 할 공기업이 없는데 가스공사 등이 역할을 해주기를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pjy@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