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의 단계적·동시적 비핵화 조치 불수용
그런 작은 성과들로는 "김정은이 원하고, 트럼프 대통령이 요구하고 있는 결과로 이어지지 않을 것"이라는 이야기이다.
이는 북중 정상이 두번째 정상회담을 통해 사실상 합의한 '단계적 동시적 비핵화 조치'에 대해 정면으로 받아들이지 않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한 것이다.
AP통신 등에 따르면 폼페이오 장관은 8일(미국 현지시간) 북한으로 향하는 항공기 안에서 기자들에게 "우리의 목표를 달성할 때까지 우리는 제재를 완화하지 않을 것"이라면서 그 같이 말했다.
그는"우리는 북한과 미국 간 안보관계에 역사적으로 큰 변화를 가져올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할 수 있도록 하는 일련의 조건들에 대해 윤곽을 잡기를 희망하고 있다"며 "(도널드 트럼프)대통령이 트위터에서 말하고 이야기한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돌이킬 수 없는 비핵화(CVID)를 우리는 달성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지난 2일 취임 선서식에서도 "우리는 영구적이고 검증 가능하며 돌이킬 수 없는 해체(permanent, verifiable, irreversible dismantling·PVID)에 전념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는 조지 W 부시 행정부 대부터 사용해온 비핵화 원칙인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돌이킬 수 없는 해체(complete, verifiable, irreversible dismantlement·CVID)보다 한층 강화된 기준으로 볼 수 있다.
김 위원장은 지난 7~8일 중국 랴오닝성 다롄에서 시 주석을 만나 "북미 대화를 통해 상호신뢰를 쌓아가며 단계적이고 동시적인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정지융(鄭繼永) 중국 푸단대 교수는 8일 환구시보와의 인터뷰에서 "김정은 위원장이 미국의 CVID 비핵화 제안을 거절했다"고 분석했다.
김 위원장은 지난 3월말 베이징을 방문했을 때도 '단계적 조치'가 북한의 기본 입장이라고 역설한 바 있다. 이는 그동안 북한이 주장해온 '행동 대 행동' 원칙을 함의하고 있다. 하지만 트럼프 행정부는 선제적 비핵화가 아니면 대화를 할 이유가 없다는 입장이다.
따라서 폼페이오 장관은 이번 방북을 통해 구체적인 비핵화 조치를 놓고 북측과 신경전을 벌일 것으로 예상된다. 결국 폼페이오 장관이 김 위원장을 비롯해 북한을 어떻게 설득하고 북한이 어느 수준까지 양보할지가 최대 관건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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