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삼성전자, 4일 증시 복귀…액면분할 마법 통할까?

기사등록 2018/05/03 17:22:45

개인 매매 점유율, 작년 16%에서 올해 35%로 2배 ↑

외국인-개인, 균형잡힌 수급으로 불확실성 감소 기대

거래정지 사흘간, 코스피200지수 선물 거래량 줄어

D램 가격 담합 집단소송·코스피 상승분 반영 주목

【서울=뉴시스】 추상철 기자 = 삼성전자 주식에 대한 액면분할로 거래가 정지된 30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KRX한국거래소에서 거래정지를 알리는 삼성전자 주식 모니터 뒤로 코스피지수가 22.98포인트(0.92%) 오른 2515.38을 나타내고 있다. 2018.04.30. scchoo@newsis.com
【서울=뉴시스】이국현 기자 = 삼성전자가 50대 1 액면분할 작업을 마친 후 오는 4일부터 거래가 재개된다.

3일 증권가에서는 액면분할에 따른 삼성전자의 펀더멘탈 변화는 없으나 개인 주주들 진입이 용이해지고, 외국인 비중이 낮아지며 지배구조에 대한 위험도 축소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거래 재개 후 삼성전자는 거래량 증가는 물론 실적을 토대로 주가가 우상향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삼성전자는 액면분할 작업을 위해 지난달 30일부터 이날까지 3영업일 동안 주식 및 선물, 옵션 거래가 정지됐다. 액면분할 이후 1주당 액면가는 5000원에서 100원으로 줄어든다.

삼성전자는 거래 정지 직전인 지난 달 27일 265만원에 거래를 마쳤다. 액면분할 후 삼성전자는 5만3000원에 거래를 시작한다. 하루 상승·하락 제한폭 ±30%를 감안하면 3만7100원에서 6만8900원 사이에서 거래가 이뤄질 예정이다. 

◇매매거래 정지 3영업일간 무슨 일이?

코스피 시장에서 시총의 19.7%를 차지하는 삼성전자의 거래 중단으로 증시에서는 변화가 포착됐다.

KB증권에 따르면 지난 달 30일 이후 코스피200지수의 선물 거래량이 급격히 낮은 수준을 나타냈다. 평균 20만7200계약이던 거래량은 11만~13만 계약으로 감소했다. 삼성전자의 주식예탁증서(DR) 거래량은 2분의 1 이하로 줄었다. 거래 정지 직전 사흘간 3~4만 GDR이 거래됐으나 30일 이후 1만7000 GDR 내외로 거래됐다.

현물과 선물의 가격 차이를 나타내는 시장 베이시스가 지난달 30일에는 평균 -0.06, 지난 2일에는 -1.49포인트를 기록했다. 올해 시장 베이시스가 가장 낮았던 것은 3월7일 -0.23포인트와 비교하면 낮은 수준이다. 지난달 30일에는 남북정상회담에 대한 긍정적인 기대로 현물 가격이 높아져 시장 베이시스가 낮았다면 지난 2일에는 외국인 투자자의 대규모 선물 매도로 시장 베이시스가 급격히 낮아진 것이다. 

이중호 KB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가 거래정지에 들어가며 원활한 차익거래가 발생하기 힘든 상황이 나타났다"며 "코스피200 및 KRX300에서 24~26%를 차지하는 삼성전자의 비중으로 인해 사실상 이와 연관된 거의 모든 시장이나 거래는 멈춰있는 상황이 발생했다. 하지만 삼성전자 거래 정지 해소와 함께 자연스럽게 해결될 문제"라고 밝혔다.
◇외국인 줄고, 개인 투자자 비중 늘어날까?

액면분할을 통해 기대할 수 있는 효과로는 개인투자자들의 접근성 확대다. 그동안 삼성전자는 1주에 250만원을 웃돌면서 이른바 '황제주'로 불렸다. 하지만 5만원대로 주가가 낮아질 경우 개인 투자자들도 쉽게 삼성전자를 거래할 수 있게 된다.

NH투자증권에 따르면 지난해 삼성전자의 주가가 본격적인 상승하던 시기인 지난해 개인의 매매점유율은 16%에 불과했다. 하지만 올해 삼성전자의 주가 조정과 횡보를 보이는 중에도 개인의 매매점유율은 28%까지 증가했다. 지난주에는 개인의 매매 점유율이 35%에 근접했다.

최창규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의 국민주 변신에 따른 긍정적 기대감이 반영됐다"며 "액면분할 후 개인 투자자의 매수 참여 확대는 이미 예고됐다. 액면분할은 고가주에서 탈출을 의미하는 것으로 자금력이 부족한 개인 투자자의 투자 욕구를 자극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원재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무리한 지배구조 변경이 불가능한 현재 상태에서 액면분할은 최선의 선택"이라며 "향후 균형잡힌 수급은 불확실성 감소로 이어질 것이다. 견조한 실적과 불확실성 감소가 삼성전자 주가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중호 KB증권 연구원 역시 "액면 분할 이후 삼성전자의 거래 중 상당부분은 개인 투자자의 성향에 연결될 가능성이 있다"며 "투자자가 많아진다는 것은 투자 심리에 좌우될 수도 있지만 동시에 시장의 외부 충격에 강하게 반응하지 않을 수도 있다. 안정적인 주가 흐름을 보일 가능성도 높다"고 내다봤다.

◇삼성전자 주가 어떻게 될까? "우상향 기대"

삼성전자의 거래가 정지된 3영업일 동안 주가에 큰 영향을 미칠 만한 변수가 많지 않았다는 점도 긍정적이다.

지난 27일 이후 선진국 증시는 혼조세를 보였으나 남북정상회담으로 지정학적 리스크 축소가 긍정적으로 작용해 코스피가 2500선을 돌파했다. 하지만 미 연방준비제도(Fed)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물가 전망을 강화하며 이날 국내 증시는 다시 2500선을 내줬다. 3영업일 동안 코스피지수는 0.06% 하락했다.

지난달 27일(현지시간) 미국에서 삼성전자·SK하이닉스·미국 마이크론에 대한 D램 가격 담합 관련 집단 소송이 제기됐지만 영향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SK하이닉스는 지난 30일 -2.99%, -1.66%, -0.24%로 사흘 연속 하락했다. 


황민성 삼성증권 연구원은 "과거 소송은 정부 차원에서 조사가 이뤄져 조사 범위도 컸지만 지금은 로펌에서 소송을 진행하고, 통상 문제라기보다는 법리적인 차원"이라며 "D램 관련 소송 제기된 것은 영향이 크게 없을 것으로 보여진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애플은 향후 메모리 가격이 내릴 것으로 봤다. 낸드는 곧 내리고, 연말이면 고점이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문제는 고점에서 얼마나 내리느냐 문제인데 급락할 이유가 없다고 본다"며 "올해, 내년까지 이익이 상당히 좋을 것으로 본다. 요즘 돈을 잘 벌고 있어서 배당도 올려줄 것으로 예상된다. 주가는 우상향 할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삼성전자는 1분기 매출액은 60조56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9.8% 증가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영업이익은 15조600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8% 증가하며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어규진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액면분할을 감안해 목표주가를 7만원으로 변경한다"며 "액면분할이 펀더멘탈에 미치는 영향은 없지만 삼성전자의 PER은 올해 기준 6.5배 수준으로 과도한 저평가 상태다. 최대 실적 달성과 화끈한 주주환원 정책, 액면분할로 인한 거래량 증가까지 더해진다면 더 이상 삼성전자를 과소평가할 이유가 없다"고 밝혔다.

lgh@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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