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명균 통일부 장관은 이날 서울 종로구 삼청동 남북회담본부에서 기자단 간담회를 열어 "평화협정 체결은 거의 비핵화의 마지막 단계에서 설정하는 것으로 이해하는 것이 맞지 않나 생각한다"고 밝혔다.
조 장관은 다만 "이것(비핵화와 평화협정 체결)이 시간적으로 동시에 이루어질 것인지는 협의해봐야 한다"며 "왜냐하면 평화협정을 체결하고, 그에 따른 또 다른 후속조치가 필요할 수도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조 장관은 아울러 "평화협정과 완전한 비핵화를 어떻게 맞추어 나가는 것이 좋을지는, 여러 가지 변수가 있어 딱 하나로 설정하는 건 곤란하다"고 덧붙였다.
조 장관의 이날 발언은 판문점선언에 들어간 종전선언과 평화협정 과정을 분리하겠다는 방침으로 읽힌다. 이와 관련해 통일부 고위 당국자는 "판문점선언 조항을 보고 올해 안에 종전선언과 평화협정 체제 전환을 (모두) 하는 거냐는 질문을 많이 받는데 그렇기 않다. 올해 안에 하겠다는 건 종전선언"이라로 정리했다.
판문점선언의 '남과 북은 정전협정체결 65년이 되는 올해에 종전을 선언하고 정전협정을 평화협정으로 전환하며 항구적이고 공고한 평화체제 구축을 위한 남·북·미 3자 또는 남·북·미·중 4자회담 개최를 적극 추진해 나가기로 하였다'라는 문안에 쉼표가 없는 탓에 평화협정 체결까지 모두 올해 안에 마무리하겠다는 것으로 해석되면서 전망이 엇갈리자 정부 차원에서 향후 계획을 정리한 것이다.
이 고위 당국자는 향후 평화협정 체결 논의가 시작될 때 중국이 참여할 가능성을 크게 봤다. 그는 "(2007년) 10·4선언 가기 전까지는 중국 측에서 (평화협정) 참여에 답을 주지 않았지만 (이후) 중국은 종전선언과 평화체제 논의에 당사자로 참여하겠다고 입장 밝힌 바 있다"며 "중국이 (평화협정에) 참여하는 방향으로 가지 않겠나 싶다. 중국을 배제하는 것을 전제로 한 판단은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남북은 지난달 27일의 판문점 정상회담을 계기로 서울과 평양에 대표부를 설치하는 문제에 있어서도 원칙적인 공감대를 확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고위 당국자는 "남북공동연락사무소는 대통령이 판문점선언에서 말했지만, 서울과 평양에 대표부를 설치하는 거로 발전돼 나가길 희망한다고 했고, 그런 것을 염두에 두면서 일단 개성지역에 두자고 말했다"며 "(공동연락사무소는) 발전하는 일련의 과정으로 이해하면 좋을 거 같다"고 평가했다.
주한미군 철수 가능성도 일축했다. 이 고위 당국자는 "종전선언을 하고 평화협정, 평화체제를 논의하겠지만, 평화적인 상황을 유지해 나가는 것이 지금보다 더 중요해질 수 있다"며 "그런 상황에선 한미동맹, 주한미군의 역할은 대단히 중요하다고 판단한다"고 강조했다.
이밖에 정부는 이번 정상회담 때 한반도신경제지도 계획을 담은 자료를 건넨 것으로 알려졌다. 비핵화 상황 진전을 전제로 한 이 경협계획은 한반도 경제, 북한 경제, 아세안 경제 협력 관련 내용을 포괄적으로 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조 장관은 정상회담 만찬 당시 카드마술에 사용된 카드를 본인이 받아왔다고 밝혔다. 그는 "카드를 널어놓고 남북이 1장씩 뽑아 한명은 '평화', 한명은 '통일'을 쓰도록 했다"며 "(마술로) 카드 2개가 붙었다. (만찬장에) 있던 분들이 통일부 장관이 기념으로 보관해야 한다고 해서 가져왔다. 평화통일 노력하라는 뜻으로 받아왔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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