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기·태극기 든 시민들, 한때 충돌
"한민족·한겨레는 반드시 다시 만나야"
정상회담 반대…위장 평화에 속고 있어"
환영 인파 뿐 아니라 정상회담에 반대하는 단체도 이 곳을 찾아 오전 한 때 진보와 보수단체 회원들 간 충돌도 있었다.
이날 임진각에는 등산복을 입고 배낭을 멘 관광객들이 들뜬 표정으로 한반도기를 흔드는 모습을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 한반도가 그려진 티셔츠를 단체로 맞춰 입은 관광객들도 눈에 띄었다.
강원도 철원에서 왔다는 김만희(73)씨는 "오늘 같은 역사적인 일은 직접 보고 그 감동을 온몸으로 느껴야 한다"며 "임진각에 오기 위해 남의 차를 얻어타고 걸어서 철원에서 1박2일에 걸쳐 왔다"고 말했다.
김씨는 "지구촌 전체를 감동시킬 시나리오가 준비됐을거라고 믿는다"며 "이산가족 상봉 실현이 남북관계 개선의 출발점이 될 것이고 한민족·한겨레는 반드시 다시 만나야 한다"고 강조했다.
임진각에는 남북정상회담을 환영하는 이들만 찾은 것은 아니었다. 오전 11시께 주차장 입구 근처에서는 태극기 집회 참가자와 한반도기를 든 사람들 사이에 몸싸움이 벌어지기도 했다.
권씨는 "이산가족 상봉은 나중 문제라고 생각한다. 이산가족들에겐 미안하지만 그들이 나이가 몇인데 살면 얼마나 살겠느냐"며 "핵무기 가진 이들과 관계를 맺어봤자 결국은 혈세 낭비고 지금은 이산가족 문제보다는 핵을 가진 북한에게 속지 않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주장했다.
이은혜(여·63)씨도 "남북정상회담에 반대하는 마음에서 태극기를 들고 임진각을 찾았다"며 "정부는 북한 도와줄 생각하기 전에 힘들게 생활하는 우리 국민들 먼저 먹여 살려야 한다"고 요구했다.
임진각에는 여러 성향의 단체들이 모여 크고 작은 행사와 집회가 진행되고 있다.
함형재 한국진보연대 자주통일국장은 "평창올림픽 때도 단일팀으로 이뤄진 아이스하키 경기를 응원한 적이 있다"며 "되도록이면 합의문이 나올때까지 임진각에서 기다릴 것"이라고 말했다.
이정은 부산학부모연대 대표는 "역사적 회담이 성공적으로 개최되길 바라고 한반도에 새로운 평화시대가 열리길 기원하는 마음"이라며 "직접 오니까 가슴이 설레고 감격스럽다"고 소회를 밝혔다.
북한억류자 송환을 촉구하는 선민네트워크 등은 "남북회담 과정에서 정부가 놓쳐서는 안될 일은 북한에 억류돼 있는 대한민국 국민의 송환과 납북자 생사확인 및 유해송환 문제"라며 "정부는 북측에 억류된 국민의 석방 등을 회담 의제에 반드시 포함시켜야 한다"고 촉구했다.
태극기혁명국민운동본부는 "오늘의 만남은 대한민국 적화를 위한 전략"이라며 "이번 회담에 적극 반대하며 위장 평화 쇼를 널리 알리는 길만이 자유대한민국을 지키는 일"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minki@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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