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단간 암호화' 기술 적용…휴대폰에만 기록 남는다
상대방이 읽는 즉시 서버에서 기록 사라져
휴대폰 내 저장기간도 사용자가 설정 가능
에드워드 스노든이 쓰는 것으로 알려져 유명세
20일 서울지방경찰청에 따르면 경찰은 압수물 분석 과정에서 김 의원과 드루킹이 텔레그램 외에 '시그널'이란 메신저를 추가로 사용한 것을 발견했다.
미국의 Open Whisper Systems이란 회사가 개발한 '시그널'은 '종단간 암호화'라는 기술이 적용된 메신저다.
종단간 암호화는 암호를 풀 수 있는 키를 서버에 저장하지 않고 핸드폰 등 개인 단말기에 저장하는 기술을 말한다. 이 기술을 적용하면 암호화된 대화 내용을 풀 수 있는 암호키가 핸드폰에만 저장돼 서버에서 대화 내용을 확인할 방법이 원천적으로 차단된다.
이 기술은 카카오톡 비밀 채팅에 적용된 기술과 유사하다. 예를 들어 일반적인 메신저 대화방은 2~3일 가량 서버에 기록이 저장되는데, 종단간 암호화 기술이 적용된 메신저 대화방은 상대방이 읽는 즉시 서버에서 기록이 사라진다.
메신저 업계 관계자는 "각 메신저마다 달라서 우리가 '시그널'이 어떻게 구성돼 있는지 정확히 파악할 순 없다"면서 "일반적으로 메시지는 암호화로 전달되는데, 종단간 암호화는 개인 휴대폰만이 풀 수 있는 거라서 서버에 기록이 저장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게다가 수사기관이 휴대폰을 압수해 메신저 기록을 분석하더라도 '시그널' 사용자가 휴대폰 내 저장 기간을 임의로 설정할 수 있어 관련 대화 내용을 온전히 파악하는데 어려움이 따른다.
업계 관계자는 "종단간 암호화 기술이 적용된 메신저 마다 (휴대폰에) 저장되는 기간은 다른 것으로 알고 있다. 시그널은 저장 기간을 사용자가 설정할 수 있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카카오톡의 경우에는 이용자가 삭제하기 전까지 기록이 보관된다"고 전했다.
현재 '시그널'의 국내 구글플레이 앱 다운로드 건수는 500만건 가량 된다. 텔레그램 다운로드 건수가 1억건이란 점과 비교하면 아직 시그널 사용자는 적은 편이다.
하지만 미국 정보기관의 전 세계적 정보수집 의혹을 제기한 에드워드 스노든이 사용하는 것으로 알려져 유명세를 타고 있다.
한편 경찰에 따르면 지난해 1월부터 3월까지 드루킹은 39회, 김 의원은 16회 각각 서로에게 시그널 메신저로 문자를 전송한 것으로 확인됐다. 두 사람이 시그널을 통해 문자를 주고 받은 시기는 대선 기간과도 겹친다.
다만 이 대화방에서는 댓글작업을 지시하는 내용이나 기사링크(URL)를 전달한 흔적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odong85@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