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털 뉴스 댓글 역기능보다 순기능 많아"
"표현의 자유와 직결…문제점 해결할 것"
18일 포털업계는 입법을 통한 댓글정책 규제는 표현의 자유를 위축시킬 수 있다며 신중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네이버 관계자는 포털이 댓글정책을 포기 못하는 이유에 대해 "인터넷이 가지고 있는 양방향성 때문"이라며 "인터넷이 도입되면서 (댓글이) 표현의 자유를 보장하는 촉진적 역할을 했다는 것이 학계 등에서 확립된 시선이다. (댓글은) 인터넷 서비스에서 제공되고 있는 중요한 서비스 중 하나"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네이버는 최근 이용자 정책 패널을 발족하고 패널의 방향성을 어떻게 할 것인지 논의 중"이라며 "이용자의 편익에 어떤 것이 더 유용한 지 살펴보겠다"고 덧붙였다.
카카오 관계자는 "뉴스 댓글은 역기능 보다 순기능이 더 많다"며 "이용자들이 의견을 표출할 수 있는 장이 될 수 있고, 표현의 자유와도 관계돼 있다. 문제점이 있다면 이를 개선하고 해결해야 하는 것이 맞다. 만약 댓글 자체를 없앤다면 이용자들이 동의할지 모르겠다"고 전했다.
포털업계가 댓글 폐지론에 반대하는 또 다른 이유는 수익성과도 연관이 있다. 직접적인 수익에 영향은 미미하지만, 이용자들이 뉴스 댓글에 참여함으로써 포털에 머무는 시간이 늘어나게 되며, 이는 다른 콘텐츠로의 유입과 광고 수익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최근 국내 포털업계는 글로벌 동영상 플랫폼 유튜브가 흥행을 거듭하면서 위기에 처했다. 유튜브가 다양한 창작자들을 기반으로 양질의 콘텐츠를 쏟아내자 이용자를 뺏기고 있기 때문이다. 유튜브에 재생되는 동영상 수와 시간은 측정이 불가능할 정도다. 이용자 수가 기하급수적으로 늘고 있다보니 검색마저 유튜브를 통해 하는 경향도 짙어지고 있다.
아울러 네이버와 다음은 국내 언론사들의 뉴스를 포털사이트에 서비스하면서 시장 진출 초기 안정적으로 정착할 수 있었다는 평가가 높다. 구글이 전 세계적 포털 검색 시장에서 1위를 차지하지 못한 국가는 우리나라와 중국 정도를 제외하면 거의 없을 정도다.
포털업계 관계자는 "뉴스 댓글이 수익에 도움이 되는 것은 전혀 없다"며 "다만 포털의 뉴스 서비스에는 광고가 붙는다. 이는 콘텐츠를 만드는 언론사와 포털이 수익을 나눠 가진다"고 설명했다.
신경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달 20일 열린 '가짜뉴스, 혐오·차별표현, 댓글조작 어떻게 할 것인가' 세미나에서 "포털 뉴스 댓글 기능이 필수적인가에 대해 고민해야 한다"며 "해외 포털은 아웃링크를 통해 뉴스를 공급하거나 언론사가 뉴스에 대한 댓글 코너를 없애는 추세"라고 주장했다.
또 "이미 포털은 우리 사회의 권력이라는 것을 누구도 부인할 수 없다. 권력의 한 축이라는 것이 여러가지로 입증됐다"며 "해외 포털에 역차별 당한다는 변명이나 설명은 받아들일 수 없다. 기업이 해결해야 하고 할 수 있다"고 날을 세웠다.
이번에 불거진 댓글조작 사건은 네이버가 지난 1월19일 자사 뉴스 서비스에 대한 댓글조작 의혹을 투명하게 밝히고자 경찰에 수사를 의뢰하면서 수면 위로 드러났다.
지난 1월18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포털사이트 네이버에 대한 철저한 수사가 필요합니다'라는 제목의 청원글이 올라왔다. 네이버 뉴스 서비스에 매크로 및 프로그램 등으로 추정되는 비정상적인 댓글 및 추천 현상이 일어났다는 주장이었다.
이 같은 의혹은 경찰의 본격적인 수사가 시작되면서 사실로 밝혀졌다. 검찰은 여론 조작 혐의를 받고 있는 파워블로거 김모(48·필명 드루킹)씨와 함께 범행을 공모한 우모(32)씨, 양모(35)씨를 지난 17일 재판에 넘기기로 했다.
이들은 지난 1월15일 텔레그램 대화방에서 매크로 프로그램을 다운로드 받아 1월17일 밤부터 18일 새벽까지 평창동계올림픽 관련 기사 공감 추천 수를 조작한 혐의를 받고 있다. 김씨와 우씨는 민주당원으로 파악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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