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아 공습에 대한 러시아·이란 반응도 변수
CNBC뉴스는 15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JCPOA 파기 여부와 서방국의 공습에 대한 러시아·시리아·이란 등 3개 동맹국의 대응 강도에 따라 국제유가가 80달러 선까지 급등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CNBC의 자문 전략가 10명 중 대다수는 트럼프 행정부가 JCPOA 협정을 파기하고 이란에 대한 경제 제재를 재개할 것으로 전망했다. 미국 에너지 컨설팅그룹인 ‘팩트 글로벌 에너지(FGE)’의 페레이던 페샤라키(Fereidun Fesharaki) 회장은 “트럼프 행정부가 JCPOA를 파기할 가능성은 90%”라고 말했다.
에너지컨설팅 기업인 카마르에너지의 로빈 밀스 최고경영자(CEO)는 “시리아 공습이 예상보다 훨씬 제한된 규모로 이뤄졌다. 시장이 아주 안도를 하고 있다. 아사드 정권이나 러시아 측으로부터의 아무런 반격이 없었다”라고 말했다. 밀스 CEO는 그러나 “미국이 이란 핵협상을 파기할 것이라는 사실은 이미 분명하게 전달됐다. 가장 큰 궁금증은 그 다음 이란이 어떤 일을 벌이려 할 것이냐 하는 점이다. 러시아에 대한 추가제재도 지켜볼 필요가 있다”라고 말했다.
JCPOA가 파기될 경우 미국은 180일 이내에 대 이란 경제 제재 조처를 다시 발동하게 된다. 페샤라키 회장은 미국의 JCPOA 파기는 국제유가에 아직 반영이 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페샤라키 회장은 “배럴당 80달러는 앞으로 한두 달 안에 닥친다. 사우디아리비아는 이를 노리고 있다. 이란과 베네수엘라에 대한 제재가 국제유가 상승 압박을 더할 것이다. 이는 석유수출국기구(OPEC)이 감산을 완화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라고 주장했다.
JTD 에너지 서비스의 존 드리스콜 디렉터는 “미국의 시리아 공습은 트럼프 행정부에 새로운 강경파들이 들어섰다는 사실을 알리는 신호탄”이라며 “조만간 브렌트유가 75달러를 깨면서 새로운 기록을 세우기 시작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JCPOA란 버락 오바마 대통령 시절인 지난 2015년 7월 14일 미국, 중국, 러시아, 프랑스, 영국, 독일 등 6개국이 이란과 체결한 협정이다. 이란의 핵무기 개발 중단을 대가로 이란에 대한 경제제재를 푸는 것을 골자로 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동안 JCPOA를 “미국 역사상 최악의 거래이자 가장 한쪽으로 치우친 거래였다”라고 비난해 왔다. 골드만삭스 보고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특히 최근 대 이란 강경파인 마이크 폼페이오와 존 볼턴을 각각 국무장관과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으로 지명한 점을 지적하면서 대 이란 경제 제재의 재개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CNBC뉴스는 미국의 JCPOA 파기 혹은 시리아 공습에 대한 러시아·이란 등의 보복 움직임이 없다면 지금으로서는 국제유가의 상승 모멘텀을 찾아보기 어렵다고 분석했다. 독일 투자은행 코메르츠방크의 상품조사부문 대표인 오이겐 바인베르크(Eugen Weinberg)는 CNBC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시리아 공습 요인은 이미 국제유가에 반영돼 있다. 가격이 하락하더라도 하등 놀랄 이유가 없다”라고 주장했다.
싱가포르 원유시장에서 16일 오전 7시 50분 현재 브렌트유와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배럴당 각각 72.32달러와 67.17달러에 거래됐다. 이는 전 거래일 대비 각각 0.36%와 0.33% 하락한 것이다.
미국과 영국, 프랑스 3개국은 14일 새벽 바샤르 알아사드 시리아 정권의 화학무기 제조 및 물류 시설로 의심되는 목표물에 대해 대대적인 합동 공습 작전을 실시했다. 다마스쿠스 북동쪽 바르자의 한 연구시설과 중서부 홈스에 있는 물류시설 등 3곳에 미사일 105발을 발사한 것이다. 제임스 매티스 미 국방장관은 이날 “이번 공습이 지난해보다 고강도로 이뤄졌다”면서도 “일회성 공격이며 추가 공격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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