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부권 쥐고있는 국가들 깨어있어야"
"강력 대응 안하면 무서운 결과 초래"
【서울=뉴시스】 이혜원 기자 = 시리아 동구타 두마지역에 발생한 화학무기공격과 관련, 9일(현지시간) 개최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서 자이드 라아드 알 후세인 유엔 인권최고대표가 "공허한 말만 쏟아냈다"고 비난했다.
터키 관영 아나돌루 통신에 따르면 자이드 대표는 이날 성명을 통해 "안보리는 공허한 말들과 아주 약한 비난, 거부권 사용으로 마비돼 있다"며 "세계는, 특히 유엔 안보리의 거부권을 쥐고 있는 국가들은 회복불가능한 피해를 입는 것에 대해 깨어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자이드 대표는 "지난 7일 두마지역에 치명적인 화학공격이 있었다는 보고들은 이전에 시리아에서 일어난 공격에 대한 국제적인 반응의 무기력함을 나타낸다"고 덧붙였다. 자이드 대표는 지난 2013년 초부터 시리아에서 최소 35차례의 화학무기 공격이 있었던 것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자이드 대표는 시리아 화학무기 공격에 대해 안보리가 강력 대응하지 않을 경우 무서운 결과가 초래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지난 수십년 동안 우리는 화학무기와 생화학 무기 사용을 불법화하는데 성공했다고 생각했지만 시리아는 그런 무기 사용을 일반화했고, 세계는 속수무책"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시리아 화학무기 사용 행보에 대한 미약한 비난과 '집단적 무관심(collective shrug)'도 대단히 위험한 일"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 "수많은 국가들이 시리아 분쟁에 직접 관여하고 있지만 화학무기 사용을 막지 못하고 있다"면서 "그 결과는 수십년 동안 우리 모두에게 치명적일 수 있다"고 경고했다.
시리아 현지시간으로 지난 7일 밤 수도 다마스쿠스 인근 동구타의 두마지역에 독극물 가스가 투하돼 최소 78명이 사망한 것으로 전해졌다. 두마지역은 동구타에서 반군이 장악하고 있는 최후의 지역이다.
두마 화학무기 공격 사태는 지난해 4월 이들리브 칸셰이쿤에서 신경가스와 사린가스 의심 공격으로 85명 이상이 사망한 이래 시리아에서 발생한 최대 규모의 화학무기 참사로 알려졌다.
서방과 반군 측은 시리아 정부군과 러시아를 배후로 지목한 반면, 러시아와 시리아 정부 측은 관련 의혹을 전면 부인하고 있다.
jaelee@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