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이지예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시리아에서 미군을 조만간 철수하겠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정작 미군 지도부에서는 철군이 이르다는 시선이 많다.
트럼프 대통령은 3일(현지시간) 백악관 기자회견에서 급진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 격퇴라는 미군의 목표를 거의 달성했다며 "나는 (시리아에서) 빠져 나오고 싶다. 우리 군대를 집으로 데려오고 싶다"고 말했다.
같은 날 조지프 보텔 미 중부사령관은 미평화연구소(USIP) 연설에서 "지난 수년간 많은 바람직한 군사적 진전이 있었지만 아직 어려운 부분이 우리 앞에 놓여 있다"고 말했다고 워싱턴포스트(WP)는 보도했다.
보텔 사령관은 IS를 완전히 격퇴한 뒤에도 내전 중인 시리아의 안정 확충과 재건을 위한 장기적 문제들을 다루기 위해 미군이 해야 할 역할이 남아 있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IS 격퇴 작전이 '100% 가까이' 완료됐다고 표현했지만 보텔 사령관은 시리아 영토 90% 가량이 IS로부터 해방됐으며, 갈수록 복잡한 상황이 전개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미군 지도부는 IS의 세력 재확장 예방, 러시아와 이란 견제가 가능한 시리아 내전 해법 도출, 쿠르드 민병대 문제로 미국과 이견을 빚고 있는 터키와의 협의 등을 남아있는 과제로 보고 있다.
바샤르 알 아사드 시리아 정권의 우방인 러시아와 이란은 아사드 지원을 위해 시리아 내전에 군사 개입을 해 왔다. 시리아 정부군은 러시아의 적극적인 지원 아래 반군 영토 대부분을 탈환한 상태다.
터키는 올해 1월부터 시리아 북부의 쿠르드 민병대를 소탕하겠다며 군사 작전을 진행 중이다. 쿠르드 민병대는 미국을 도와 IS 격퇴전을 함께 했는데 터키는 이들이 자국 쿠르드노동자당(PKK)과 연계된 테러 세력이라고 본다.
미군 관계자들은 미군이 시리아에서 섣불리 철수할 경우 러시아와 이란, 터키, 아사드 정권이 저마다 미국의 공백을 채우려고 달려들면서 시리아 내전을 더욱 복잡하게 만들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미 국제개발처(USAID)의 마크 그린 행정관은 IS로부터 탈환한 시리아 지역의 안정을 위해 군사 외교적 노력을 병행해야 한다며 "단순히 관대함을 표하려는 게 아니다. 우리의 핵심적인 국가 안보 전략"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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