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경찰청장 "수사권개혁 출발점은 국민…조직이기주의 아냐"

기사등록 2018/03/30 12:52:35
【서울=뉴시스】박진희 기자 = 이철성 경찰청장이 30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 무궁화 회의실에서 열린 '전국 경찰 화상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2018.03.30.pak7130@newsis.com
국민인권 앞세워 수사권조정 당위성 주장한 셈
"지방선거 앞두고 불필요한 오해 휘말리지 말라"
'미친개' 비하 관련 울컥…"내 마음도 다르지 않다"

【서울=뉴시스】박준호 기자 =이철성 경찰청장은 30일 서울 서대문구 미근동 경찰청사에서 본청 국·관 및 각 지방청장이 참여한 가운데 열린 전국경찰화상회의에서 "정부에서 마련중인 수사구조 개혁안은 그 출발점이 국민에 있다는 점을 한 순간도 잊어서는 안 된다"고 당부했다. 

 이 청장은 또 "(수사권 조정은) 조직 이기주의나 경찰을 위한 것이 아니라 국민을 위해 거스를 수 없는 시대적 요청"이라며 "아직 최종안이 확정되기 전이고 국회 논의가 남아있지만 의미있는 결론이 도출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문무일 검찰총장이 전날 청와대의 검·경수사권 조정안에 대해 불만을 보인 것과 달리, 이 청장은 문 총장과 각을 세우는 대신 국민 인권 보호 차원에서 수사권 조정의 당위성을 우회적으로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수사구조개혁에 따른 경찰권 비대화 논란과 관련해선 "자치경찰제 도입, 경찰위원회 실질화 등을 통해 경찰권의 분산과 민주적 통제 장치를 조속히 마련하겠다"는 종전 입장을 재확인하고, "오직 국민의 시각에서 인권보호와 국민 편익 증진에 초점을 맞추고 보다 높은 수준의 전문성과 인권의식을 갖추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황운하 울산청장의 '접대 골프' 논란을 염두에 둔 듯 "전국 동시 지방선거가 두 달여 앞으로 다가왔다"며 "공직자이자 수사기관으로서 정치적 중립을 굳건히 지키고, 불필요한 오해에 휘말리는 일이 없도록 각별히 유의해주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성폭력 피해를 고발하는 '미투(Me too) 운동'과 관련, "수사과정에서 수사관의 부적절한 언행이나 신상정보 유출로 2차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세심한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도 말했다.
 
 이 청장은 "국민은 경찰이 보다 많은 권한과 책임을 감당하기에 앞서 더 높은 수준의 도덕성을 갖출 것을 요구하고 있다"면서 "최근 크고 작은 의무위반행위로 국민들을 실망시키는 일이 있었다. 각자 경찰을 대표한다는 자세로 마음가짐을 새롭게 해야 한다"고 처신에 신중을 기할 것을 당부했다.

 이 청장은 이날 화상회의를 주재하면서 자유한국당의 '미친개' 비하에 대한 개인적인 심경도 피력했다. 
【서울=뉴시스】박진희 기자 = 이철성(왼쪽) 경찰청장이 30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 무궁화 회의실에서 열린 '전국 경찰 화상회의'에 참석하여 국민의례를 하고 있다. 2018.03.30.pak7130@newsis.com
  
 그는 일선 경찰관들이 내부망에 항의 인증샷을 올리며 강력 반발한 것과 관련, "여러분들 속이 많이 상했을 것"이라며 "내 마음도 다르지 않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나는 국민들의  시선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면서도 "여러분이 속상해하는 데 공감한다"고 했다.

 이 청장은 이러한 발언을 이어가면서 중간중간 감정에 복받친 듯 2~3차례 말을 잇지 못했다고 회의 참석자들은 전했다.
 
 앞서 자유한국당 장제원 의원은 울산경찰청의 김기현 울산시장측 수사와 관련 논평에서 "정권의 사냥개" "미친개는 몽둥이가 약" 등의 발언으로 물의를 일으켰다.

 이에 대해 이 청장은 지난 26일 기자간담회에서 "직원들이 흥분하는 것은 이해하지만 냉정을 찾는 것이 좋겠다"면서 "공무원으로서도 그렇고 국가적으로도 소모를 아끼는 것이 좋다"며 자중을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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