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당일 침실 4시간' 박근혜 뭘 했나…남는 의문

기사등록 2018/03/29 10:44:42 최종수정 2018/03/29 11:29:44
【서울=뉴시스】김영욱 기자 = 박근혜 전 대통령이 현직 시절이던 지난 2014년 4월21일 오전 청와대에서 열린 수석비서관회의를 주재하며 세월호 침몰 관련 발언을 마친 후 고개를 떨구고 침통한 표정을 짓고 있다. 2014.04.21. mirage@newsis.com
10시20분께 첫보고→2시15분까지 침실
TV 등 갖춰진 침실 '4시간 행적'은 의문
몸 좋지 않아 휴식 취했으리라 추정될 뿐
검찰 "직무유기 등 범죄 적용은 어려워"
"침실 머물렀던 것만으로 죄 물을 수 없어"

【서울=뉴시스】표주연 기자 = 박근혜 전 대통령이 세월호 사고 한 시간 이후 침실에서 나와 보고를 받았고, 최순실씨와 회의를 한 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를 방문했다는 사실 등이 검찰조사로 밝혀졌으나 여전히 '침실 4시간'은 미궁에 빠진 상태다.

 29일 검찰 등에 따르면 박 전 대통령은 세월호 사고가 있었던 2014년 4월16일 당일 오전 10시20분께 침실에서 나와 보고를 받았다. 김장수 전 국가안보실장이 수차례 전화를 걸었으나 받지 않았고, 급기야 안봉근 제2부속비서관이 침실 앞까지 찾아가 수차례 부른 뒤에야 나온 것이다.

 "국가안보실장이 급한 통화를 원합니다"라는 안 전 비서관의 보고를 들은 박 전 대통령은 "그래요?"라고 말한 뒤 다시 침실로 들어갔다고 한다.

 약 2분뒤인 10시22분께 박 전 대통령은 김 전 실장에게 전화를 걸어 "단 한명의 인명피해도 발생하지 않도록 하라. 여객선 내 객실, 엔진실 등을 철저히 수색하여 누락되는 인원이 없도록 하라"고 지시했다. 원론적인 지시를 내리는 데 그친 것이다.

 그런데 박 전 대통령은 이후 최순실씨가 청와대에 방문한 오후 2시15분까지 아무런 지시도 내리지 않은 채 침실에 머물렀다.

 의문은 박 전 대통령이 세월호 사고가 발생한 엄중한 상황에서도 왜 침실에 머물렀냐는 부분이다. 이 침실은 TV와 회의 공간 등이 갖춰져 있어 작은 규모의 공간은 아닌 것으로 알려졌다. 보좌진의 충실한 보좌를 받아서 업무를 볼만한 공간은 아니지만 전자결제를 할 정도의 시설을 갖췄다. 통상 가정집의 침실처럼 침대가 있는 수면만을 위한 공간은 아니라는 것이다.

 검찰은 박 전 대통령이 침실에서 무엇을 했는지에 대해 알아내지 못했다고 밝혔다. 합리적이고 상식적인 수준에서 추론이 가능할 뿐이다.

이 침실에는 TV가 있었기 때문에 수백명의 학생들이 구조되지 못했고, 유가족들이 절규하는 현장을 실시간으로 볼 수 있었다. 박 전 대통령이 사고의 엄중함을 느끼지 못했을 가능성은 적어 보이는 셈이다.

 검찰은 일단 박 전 대통령이 컨디션이 좋지 않아 휴식을 취했던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전날 몸상태가 안 좋아 진료를 받은 것으로 조사된 점, 당일에는 의료용 가글을 사용한 점을 감안해 내린 추정이다.

 다만 세월호 사고 당일 침실에 있었던 것만으로는 죄를 물을 수 없다는 게 검찰의 판단이다. 대통령으로서 적절한 지시를 안했다는 취지로 직무유기 등 혐의를 적용하기도 어렵다고 판단했다. 대통령 훈령 불법 변경 등 범죄사실과 직접 관계가 없는데다가, 박 전 대통령이 조사를 거부하고 있어 물리적으로 알아볼 방법이 없기 때문이다.

 결국 '세월호 7시간'이 '침실 4시간' 의혹으로 변경돼 숙제로 남은 셈이다. 이에 따라 정치권과 법조계, 세월호 유가족 등은 아직 밝히지 못한 부분에 대해 더 조사가 필요하다는데 입을 모으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박주민 의원은 "4시간을 어떻게 보냈는지에 대해서는 아직도 밝혀지지 않아 궁금하다"고 말했고, 배서영 4·16국민연대 사무처장도 "왜 업무를 보고 있을 시간에 침실에 있었으며, 왜 다섯명이 회의를 했는지 등에 대해 보다 깊이 있는 수사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서초동 한 변호사는 "박 전 대통령이 침실에서 4시간동안 무엇을 했는지 밝혀지지 못한 부분은 아쉽지만 이해되는 측면이 있다"며 "지극히 사적인 공간인데 당사자인 박 전 대통령이 조사를 거부하니 알아볼 방법이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pyo000@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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