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정봉주 성추행 폭로자 "그 시간 호텔 있었던 증거 찾았다"

기사등록 2018/03/27 15:46:36
【서울=뉴시스】채윤태 기자 = 정봉주 전 의원에게 성추행을 당했다고 폭로한 A씨(안젤라)는 27일 오전 11시 서울 서초구 서울지방변호사회 대회의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2011년 12월23일의 기록을 찾던 중 최근 위치 기반 모바일 체크인 서비스 '포스퀘어'를 통해 하나의 증거를 찾았다"며 "당시 제가 방문한 렉싱턴 호텔 1층 카페 겸 레스토랑 인 '뉴욕뉴욕' 룸 안에서 찍은 셀카 사진과 함께 추가 체크인을 한 기록을 발견했다"고 발표했다. 2018.03.27. (사진=A씨 제공)
피해 주장 20일만에 직접 기자회견 나서
"오후 5시대 렉싱턴 위치 정보 증거 있어"
정봉주, 당일 오후 1~5시 사진만 공개
"정봉주, 당일 사진 일부만 공개…모순"
"얼굴 드러내지 않는다고 사람들이 의심"

 【서울=뉴시스】채윤태 기자 = 정봉주 전 의원에게 성추행을 당했다고 폭로한 안젤라(가명)씨가 본인이 사건 당일 오후 5시께 서울 여의도 렉싱턴 호텔에 있었다는 증거를 공개했다. 정 전 의원에게 성추행을 당했다고 폭로한 지 20일만에 공식석상에 모습을 드러낸 것이다.

 안젤라씨는 이날 오전 11시 서울 서초구 서울지방변호사회 대회의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2011년 12월23일의 기록을 찾던 중 최근 위치 기반 모바일 체크인 서비스 '포스퀘어'를 통해 하나의 증거를 찾았다"며 "당시 제가 방문한 렉싱턴 호텔 1층 카페 겸 레스토랑 인 '뉴욕뉴욕' 룸 안에서 찍은 셀카 사진과 함께 추가 체크인을 한 기록을 발견했다"고 발표했다.

 서울 여의도 렉싱턴 호텔은 안젤라씨가 지난 2011년 12월23일 정 전 의원으로부터 성추행을 당했다고 주장하는 장소다.

【서울=뉴시스】김선웅 기자 = 정봉주 전 의원에게 성추행을 당했다고 주장한 현직 언론사 기자 안젤라(가명) 씨의 변호인 하희봉 변호사가 27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지방변호사회에서 취재진과 질의응답을 하고 있다.  피해자 안젤라 씨는 앞서 열린 기자회견에 참석했으나 2차 가해 등의 우려로 당사자의 사진과 영상 촬영을 불허했다. 피해자 측은 정 전 의원에게 성추행한 사실을 인정할 것과 사과를 요구했다. 2018.03.27.  mangusta@newsis.com
안젤라씨는 2011년 12월23일 오후 5시5분 포스퀘어를 통해 렉싱턴 호텔 1층 카페 겸 레스토랑 '뉴욕뉴욕' 위치를 지정하고 "기다리는 시간"이라는 문구를 남겼다고 주장했다. 이어 오후 5시37분에도 여전히 "기다리는 시간"이라는 문구와 '뉴욕뉴욕' 내부에서 찍은 사진을 포스퀘어에 남겼다고 밝혔다.

 안젤라씨는 "정 전 의원은 2011년 12월23일 저를 렉싱턴 호텔에 만나러 올 시간이 없었다는 취지로 알리바이를 주장하면서 성추행 사실을 부인하고 있다"며 "현재 가장 논란이 되고 있는 쟁점은 2011년 12월23일 '사건 발생 시간'에 대한 부분"이라고 말했다.

 또 "제가 실제로 12월23일 오후 5시께 렉싱턴 호텔 내 카페에 있었다는 것을 확인한 이상 그 증거를 공개하는 게 도리라고 판단했다"며 "정 전 의원이 주장하는 대로 '미투'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피해자의 일관된 진술이다. 오늘 제가 밝힌 자료는 제 진술의 일관성을 뒷받침해주는 자료"라고 강조했다.

 안젤라씨는 공방의 쟁점인 2011년 12월23일에 대해 "이날 렉싱턴 호텔에서 정 전 의원을 1시간 기다렸다. 정 전 의원이 '바쁘니까 기다려라'라는 문자를 보낸 것으로 기억한다. 20분도 안 되게 짧은 시간동안 만났다"고 밝혔다.

 이어 "정 전 의원은 오자마자 본론으로 들어갔다. '남자친구 있느냐', '성형수술도 해주려고 했는데 감옥에 가게 돼서 안타깝다'는 등 이상한 뉘앙스의 말을 했다"며 "그래서 이 자리를 벗어나야 겠다고 본능적으로 생각하고 코트를 입으려 하니까 옷걸이 밑에서 강제로 껴안고 키스를 시도했다. 이 과정에서 입술이 스쳤다. 그래서 정 전 의원을 밀쳐내고 나왔다"고 떠올렸다.

 정 전 의원 변호인단은 지난 16일 기자들에게 입장문을 내고 "2011년 12월23일 정 전 의원 일정이 연속 촬영된 780여 장의 사진을 확보하고 있다"며 성추행이 벌어진 장소와 시간대로 지목된 당일 오후 1시부터 오후 5시까지 렉싱턴호텔이 아닌 다른 곳에 있었다는 주장했다.

 그러나 아직까지 정 전 의원 측은 이날 5시 이후의 행적에 대한 구체적인 증거를 제시하진 않았다.

【서울=뉴시스】홍효식 기자 = 정봉주 전 의원이 2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명박 전 대통령의 BBK 관련 의혹 제기로 기소됐던 사건에 대해 무죄를 주장하며 재심을 청구하겠다고 밝힌 뒤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18.03.27. yesphoto@newsis.com
안젤라씨는 정 전 의원이 자신의 2011년 12월23일 행적과 관련한 사진을 일부 공개한 것과 관련 "정 전 의원에게 두 가지 모순이 있다. 오후 1~2시에 을지병원에 갔다는데 계속 홍대 있었고, '민국파'가 동행 하지 않았다고 했는데 동행했다는 게 사진으로 입증됐다"며 "일부만 공개하면서 모순이 드러나고 있는 게 의아하다. 전부 다 공개해서 의문점을 해소하는 게 논란의 종지부를 찍는 거라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안젤라씨는 폭로 20여일만에 공식석상에 모습을 드러낸 것에 대해 "많은 사람들이 명백한 증거가 없다는 이유로, 얼굴과 신원을 드러내지 않았다는 이유로 제 호소를 의심했다"며 "정 전 의원은 세간의 편견과 의심을 악용해 저를 유령 취급해왔다"고 말했다.

 특히 그는 정 전 의원을 향해 "자신의 잘못을 솔직하게 인정하고 반성하시기를 바란다"며 "그러지 않고 여전히 성추행 피해를 당했다는 제 말이 거짓이라고 주장하시려거든 저를 허위사실을 유포한 혐의로 반드시 고소하시기 바란다"고 덧붙였다.

 안젤라씨는 기자회견에 참석했으나 2차 가해 등의 우려가 있어 언론의 사진과 영상 촬영은 허용하지 않았다.

 안젤라씨 변호인 측은 정 전 의원이 프레시안 기자 2명을 고소한 사건을 조사하고 있는 서울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에 관련 증거를 제출하고 출석할 예정이다.

 앞서 정 전 의원은 최초 의혹을 보도한 프레시안 소속 기자 2명을 검찰에 고소했다. 반면 성추행을 당했다고 폭로한 안젤라씨는 정작 고소 대상에서 제외됐다.

 이에 프레시안 협동조합 측은 출판물에 의한 명예훼손죄로 정 전 의원을 고소했다.

 chaideseul@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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