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에 지명된 존 볼튼은 누구?

기사등록 2018/03/23 09:44:26
트럼프 취임 이후 백악관 오가며 대북 강경 메시지 전달
 이라크전 옹호하고 거짓말 하기도…부시 때 네오콘 활동

 【서울=뉴시스】권성근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허버트 맥매스터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후임으로 지명한 존 볼튼 전 유엔 주재 미 대사는 그야 말로 대북 초강경파라고 할 수 있다.

 그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 이후 백악관을 자주 드나들면서 북핵문제와 관련한 강경한 입장을 대통령에게 전달한 것으로 전해진다.

 ◇ 대표적 네오콘 …이라크전 옹호

 볼튼 전 대사는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 시절 대표적인 네오콘으로 2001년부터 2005년까지 미 국무부 군축 및 국제안보담당 차관, 2005~2006년 유엔주재 미 대사로 활동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한 이후 국가안보보좌관 자리에 관심이 있다는 점을 공개적으로 표명해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미 지난주 국가안보보좌관을 맥매스터에서 존 볼튼으로 교체하겠다는 뜻을 측근들에게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볼튼 전 대사는 트럼프 행정부 초대 국무장관으로 검토되기도 했다. 그러나 조지 W. 부시 행정부 시절 외교분야 고위관리 상당수가 볼튼 전 대사 임명에 반대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중에는 딕 체니, 로버트 게이츠 전 국방장관과 충돌한 콘돌리자 라이스 전 국무장관 겸 국가안보 보좌관, 스티븐 하들리 전 국가안보 보좌관이 포함됐다.       

 볼튼 전 대사는 국제질서 확보를  위해서는 미국의 적극적인 개입이 필요하다고 주장했으며 때로는 군사개입을 주저하지 말아야 한다고 밝혔다. 볼튼은 이라크전을 적극적으로 옹호했으며 북한에 대해 선제 타격 필요성을 역설했다.

 볼튼 전 대사는 북한에 관해서는 외교적 해결 노력이 오히려 북핵 문제를 악화시키고 있다고 지적해 왔다. 그는 외교 노력을 기울이는 사이 북한이 미사일 기술을 개발해 미국과 동맹국들을 위협할 뿐이라고 했다.

 ◇ 끊임없는 북핵 강경 발언들…"지나치게 공격적"

 그는 북핵 위기가 고조되자 "누구도 미국이 북한을 상대로 무력을 행사하길 원하지 않지만, 북한이 핵무기로 미국을 공격할 수 있다는 걱정이 대북 공격에 대한 우려보다 크다"고 지적했다. 또 "미국이 북한에 대한 군사적 공격 외에 다른 선택의 여지가 없을 때가 곧 닥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해 11월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북한에 대한 외교적 옵션이 거의 소진됐다며 군사 행동 여부를 심각하게 고려할 때가 됐다고 주장했다. 그는 국제사회가 추가 대북 제재를 할 경우 효과를 볼 수 있지 않겠냐는 질문에 관해서는 "잊어 버려라. 그게 효과를 보고 말고 할 시간이 없다"고 일축했다.

 볼튼 전 대사는 또 지난 2월23일 워싱턴에서 열린 보수정치행동 컨퍼런스(CPAC)에서 북한이 미국 본토 타격이 가능한 핵무기를 개발한 뒤엔 주한미군 철수를 요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핵무기로 미국 내 목표물을 타격할 수 있는 역량을 일단 갖추게 되면 북한이 한국 내 주한 미군을 모두 철수하지 않을 경우 이 무기를 사용하겠다고 말할 지도 모른다"고 주장했다.

 볼튼 전 대사의 외교정책에 대한 직설적인 발언은 추종자들의 호응을 이끌어냈다. 그러나 공화당 내에서는 볼튼 전 대사가 지나치게 공격적이라는 비판이 일었다. 랜드 폴(공화·켄터키) 상원의원은 지난해 "볼튼은 미국이 지난 15년 동안 해왔던 외교 정책 실수를 반복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볼티모어에서 소방관으로 재직한 아버지 밑에서 자란 볼튼 전 대사는 소년시절부터 보수주의에 매료됐던 것으로 알려졌다. 15세 때는 공화당 대선 후보였던 베리 골드위터 선거 캠프에서 일하기 위해 수업에서 빠지기도 했다. 예일대에서 법학을 전공한 그는 캠퍼스에서 베트남전에 반대하던 활동가들이 "외계인처럼 보인다"고 말하기도 했다.

 ◇ 클리턴 부부와 동문…이라크전 관련 거짓말도

 볼튼 전 대사는 재학 당시 빌 클린턴 전 대통령 및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과 같이 학교를 다녔지만 별다른 친분은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사담 후세인 전 이라크 대통령이 대량파괴무기를 소유하고 있다며 이라크전 정당성을 부여했지만 사실이 아닌 것으로 드러났다. 트럼프 데통령은 대선 기간 이라크전은 큰 실수였다며 부시 행정부가 이라크 지도자 사담 후세인이 대량파괴무기를 보유했다고 거짓말을 했다고 말했다.

 볼튼 전 대사는 유엔 주재 미국 대사직을 사임한 이후 수년간 보수 성향 미국기업연구소(AEI)에 수석 연구원으로 활동해왔다. 그는 2016년 대선 출마를 시사하면서 미국의 이라크 점령이 정당하다고 주장했다. 또 전임 버락 오바마 행정부 시절인 2015년 7월 체결된 이란 핵협정에 대해 '외교적 패배'라며 의미를 깎아냈다. 

 ksk@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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