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2보]트럼프 "관세 면제협상,나와 직접 해야"…주한미군 언급도

기사등록 2018/03/15 16:50:40

【세인트루이스=AP/뉴시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 두번째)가 14일(현지시간) 미주리주 세인트루이스의 보잉사를 방문해 조세 정책과 관련한 라운드 테이블 토론회를 갖고 있다. 왼쪽은 스티브 므누신 재무장관, 오른쪽 두번째는 데니스 뮬렌버그 보잉 최고경영자이다. 2018.3.14

"한국 부자됐는데도 그동안 더 나은 협상 못해…무슨일 일어날지 보라"
"철강 관세 부과 예외조치, 나와 '직접 협상' 통해서만 가능"
"북미 회담, 오바마도 부시도 못한일…대북 압박이 성공한 것"

【서울=뉴시스】 안호균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4일(현지시간) 주한 미군 철수 가능성을 시사하며 한국에 대한 무역 압박을 강화했다. 

워싱턴포스트(WP) 보도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미주리 주 세인트루이스 열린 공화당 기금 모금 행사 연설에서 "우리는 무역에서 큰 적자를 보고 있는데도 그들(한국)을 보호하고 있다"며 "우리는 무역에서 돈을 잃고 있고, 군대에서도 돈을 잃고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 동맹들은 자기 자신만을 걱정하고 우리(미국)를 걱정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한국은 이제 부자가 됐지만 미국 정치인들은 더 나은 거래를 위해 협상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우리는 지금 3만2000명의 미군 병력을 남북한 국경 지역에 두고 있다"며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보자(Let’s see what happens)"고 언급했다.

이같은 발언은 15일 열리는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3차 협상을 앞두고 무역적자를 주한미군 주둔 문제와 연계시켜 위협한 것으로 해석된다. 

트럼프 대통령의 한국 관련 발언은 유럽연합(EU), 캐나다, 일본 등 동맹국들이 수십년동안 미국을 약탈해왔다고 비판하던 중에 나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많은 나라들이 철강 및 알루미늄 관세 부과 예외 조치를 요청하고 있으나 이는 자신과의 '직접 협상'을 통해서만 가능하다고 못박았다. 예외 조치는 거의 없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일본에 대해서는 관세 부과를 바라지 않는다면서, 미국에 자동차 공장을 더 지어야 한다고 압박했다. 일본의 안전 규정이 비관세 장벽으로 작용한다는 점도 지적했다. 그는 "(일본이 미국 자동차 수입을 줄이기 위해) 20피트 높이에서 볼링공을 차에 떨어뜨린 뒤 후드가 들어가면 자격이 없다고 한다"고 꼬집었다.

북미자유무역협정에 대해서는 "멕시코는 응석을 부리고 캐나다는 미국을 속이려고 한다"며 "최선의 방법은 계약을 해지하고 새로 맺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연설에서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의 흉내를 내면서, 자신이 정상회담에서 어떻게 트뤼도 총리를 몰아부쳤는지를 떠벌이듯 자랑했다. 지난 2월 백악관에서 트뤼도 캐나다 총리과 회담을 가졌을 당시 미국이 캐나다와의 무역에서 적자를 보고 있다고 몰아부쳤는데, 실제로 그런지 여부에 대해선 몰랐는데도 그렇게 말했다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트뤼도가 '아니다, (미국은 캐나다와 교역에서) 무역적자가 없다. 제발 그런 말 말아라'라고 하더라. 그래서 내가, 모르기도 했고 아무 생각도 없었지만(I didn’t even know. ... I had no idea), '당신이 틀렸다'고 말했고, 트뤼도는 다시 '아니다, 무역적자는 없다'고 말하더라. 내가 또 '아니다, 내 느낌은 다르다'고 맞받아쳤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보좌관들을 밖으로 내보내 알아보게 하니 (트뤼도 말이) 사실이더라"라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래서 내가 (트뤼도에게 캐나다와의 무역에서) 무역적자는 없는데, 거기엔 에너지와 목재는 포함되지 않았다. 포함하면 미국이 연간 170억 달러의 손해를 본다. 그건 엄청난 것이다' 라고 말했다"고 밝혔다. 

WP는 트럼프 대통령의 이같은 말은 외국 정상들과의 정상회담 때 무역문제에 대해 어떤 식으로 접근하는지를 드러낸다고 지적했다.

북미 정상회담 결정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과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을 지목해 "그들은 만나려고 하지 않았다. 아무도 내가 한 일을 하려고 하지 않았다"며 "이것은 '제발 아무 것도 하지 말아달라'는 이름의 유화정책"이라고 꼬집었다.

그는 북미 정상회담 결정에 대한 비판적인 목소리를 낸 뉴스 앵커들을 흉내내면서 "그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협상을 할 사람이 아닌 것 같다', '그는 한반도에 대한 지식이 매우 적다'는 등의 말을 하고 있다"며 "어쩌면 우리는 25년 동안 무슨 일을 했는지도 모르는 게임만 하던 사람을 보내야할지도 모르겠다"고 지적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의 변화가 자신의 압박정책에 의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한국이 미국의 강한 압박 덕분에 북한이 대화의 장으로 나왔다고 인정했다고 밝혔다. 또 회담이 있을 때까지 핵실험이나 미사일 발사도 하지 않겠다는 약속도 받아냈다고 강조했다.

 ahk@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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