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김난영 기자 = 이달 초께 바른미래당 당무 복귀가 점쳐졌던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의 잠행이 길어지고 있다. 이에 당내에서는 유승민 공동대표의 보다 적극적인 '삼고초려'가 필요한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12일 당 관계자에 따르면 이날 최고위 사전회의에선 아직 잠행을 이어가고 있는 안 전 대표 거취에 대한 회의 참석자들의 질문이 나왔다고 한다. 당 관계자는 "사전회의 때 다른 분들이 궁금해 (유 대표에게) 여쭤 보니 여러 루트로 말씀을 드리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아직까지 안 전 대표 '등판'에 대한 유 대표의 구체적인 움직임은 뚜렷하지 않다. 유 대표는 앞서 안 전 대표 등판론에 대해 "어떤 타이틀이든 안 전 대표가 당을 위해 복귀한다면 환영한다"고 밝힌 바 있지만, 실제 안 전 대표와의 회동이나 당무 복귀 공개 요청에는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고 있다.
이에 대해 유 대표는 이날 최고위 직후 기자들과 만나 "(안 전 대표) 본인 결심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안 전 대표 스스로 어떤 역할을 맡을지 결심이 선 후에야 당에서도 적극적으로 등판 요청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유 대표의 이같은 태도를 두고 기존 국민의당 구성원들을 비롯한 바른미래당 일각에서는 불만스러운 목소리가 나온다. 국민의당-바른정당의 통합 시너지도 미미한 상황에서 유일한 지지율 상승 카드인 안 전 대표 거취 문제에 지도부가 지나치게 미온적이라는 것이다.
특히 당장 6·13 지방선거 출마를 앞두고 있는 원외 지역위원장 및 예비후보자들 사이에서는 이같은 상황을 두고 "유 대표도 적극적으로 나서라", "유 대표에게도 책임과 의무를 요구하자"는 목소리가 분출하는 형국이다.
나아가 안 전 대표 입장에서도 양당 통합 과정에서 대표직을 스스로 내려놨던 만큼, 당의 적극적인 요청 없이 본인이 먼저 다시 당무에 복귀하겠다는 의사를 적극 내비치는 것은 부담일 수밖에 없다.
이와 관련해 안 전 대표 측 관계자는 "지방선거 승리를 위해 유 대표를 비롯해 당 지도부가 어떻게 움직일 것인지, 안 전 대표가 무엇을 꼭 맡아 달라든지 세부적인 계획이 없다. 이런 상황에서 안 전 대표의 결심이 중요하다는 것은 이해가 안 된다"고 말했다.
당내에서는 일단 유 대표가 오는 주말부터 해외 일정을 소화하는 만큼, 주 중에는 유 대표와 안 전 대표의 회동이 이뤄질 것으로 기대하는 분위기다. 그러나 주 중에 안 전 대표 거취에 대한 가닥이 잡히지 않을 경우 당내에서 지지부진한 상황에 대한 불만 목소리가 공개적으로 터져 나올 공산이 크다.
특히 지방선거 전 당 지지율 상승이 시급한 상황에서 유 대표가 계속해서 안 전 대표에 대해 미온적 태도를 유지할 경우 일각에서 거론되고 있는 '유승민 경기지사 출마' 요구가 공개적으로 분출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에 대해 바른미래당 핵심 관계자는 "현재 국면이 계속 흘러가면 (유 대표의 경기지사 출마론이) 유효하게 거론될 수 있다. 그것을 대비하기 위해서라도 안 전 대표 문제를 (유 대표) 본인이 빨리 풀어야 한다"고 일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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