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틸렌 시황 올해도 괜찮을 것…현대오일뱅크 합작사 진행된 것 없어
【충남=뉴시스】한주홍 기자 = 박진수 LG화학 부회장은 9일 "연평균 15% 이상의 고도 성장을 추진하고 2020년까지 매출 36조 4000억원을 목표로 하겠다"고 밝혔다.
박 부회장은 이날 LG화학 충남 대산공장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신성장동력 분야의 본격적인 성장을 통해 내년에는 사상 최초로 매출 30조 원대에 진입하고 내후년에는 35조원대도 돌파하겠다"며 이같이 말했다.
박 회장은 구체적 투자 액수도 제시했다. LG화학은 올해 시설투자(CAPEX)와 연구·개발(R&D)분야에 각각 전년 대비 52%, 22.2% 증가한 3조 8000억 원, 1조 1000억원을 집행해 사상 최대 금액을 투자할 예정이다.
LG화학은 이를 통해 기초소재부문의 고부가사업 및 관련 원료 확보를 위한 신증설, 자동차전지 분야 대형프로젝트 양산 대응 및 핵심 역량 확보 기반 확대, 소형 및 ESS(에너지저장장치) 전지 경쟁 기반을 강화할 방침이다.
안전환경과 인재채용에 대한 투자도 대폭 확대한다. 안전환경에는 지난해에 비해 100% 증가한 1400억원을 투자하고 신규 채용은 지난해 1000명에 이어 올해는 1500명 규모를 선발할 예정이다.
박 부회장은 이 같은 성장의 기반이 될 주 수익원에 대해서는 "매출이 2년동안 약 10조원 증가할 것이라 예상하는데 이 중에 절 반 정도는 전지 쪽에서 차지하게 될 것"이라며 "나머지는 기초소재부문, 정보전자부문, 바이오 부문 쪽에서 고르게 늘어나게 될 것 같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상당 부분이 전기자동차(EV)에서 늘어날 것"이라며 "목표가 크다고 이야기하지만 수주해놓은 게 꽤 많다. 수주량을 기반으로 한 것이기 때문에 상당히 정확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LG화학은 지난 2월 열린 '2017년도 실적 설명회'에서 2020년까지 전기치 배터리 생산능력을 70GWh까지 높이겠다고 밝힌 바 있다.
박 부회장은 이와 관련, "지난해 18GWh였고, 올해는 34~35 GWh 정도가 될 것이라 본다"며 "내년엔 더 늘어날 것이다. 수주 잔고가 42조원이고 게속 늘어나고 있다. 생산설비를 계속 갖춰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박 부회장은 전기차 배터리의 핵심 원재료인 코발트 등의 수급 안정화에 대한 생각도 밝혔다. 올해 코발트 등은 품귀현상을 빚으면서 1년 새 4배 정도 값이 올랐다.
박 부회장은 "배터리 수익에서 많이 차지하는 게 메탈인데 메탈값을 연동해 수주하는 등으로 바꾸는 작업이 쉽지 않다"며 "업체들끼리 배터리 값 변동이 심하단 것에 공감대를 갖고 있어서 해결책이 나올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니켈, 코발트 등에 여러 대책을 세우고 있는데 관련 업체들과 코워크(협업)를 한다든지 장기계획을 세우고 내부적으로는 코발트를 덜 쓰는 방식으로 간다거나 하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박 부회장은 공급과잉이 예상되는 올해 에틸렌 시황과 관련해서는 "지난해 같은 활황이 될지는 모르겠지만 크게 나빠지지는 않을 것"이라며 "올해까지는 그렇게 되지 않을까 한다"고 말했다.
롯데케미칼이 미국에 100만톤 규모의 에탄크래커(ECC) 공장 설비를 완공한 데 대해서는 "올해 가동이 시작돼 수급에 영향을 줄 것이라 생각한다"며 "하지만 석유·화학이란 게 생산설비가 있는 지역을 베이스(기초)로 한 산업이기 때문에 미국에서 많이 생산되는 에탄크래커가 다른 지역에 영향을 주는 건 크지 않을 것"이라 내다봤다.
일각에서 점쳐지고 있는 현대오일뱅크와의 합작사 설립에 대해서는 "제가 드릴 말씀이 없다. 진행된 것도 없고 계획도 없다"고 일축했다.
박 부회장은 이날 LG화학이 향후 신성장동력으로 삼고 있는 '미래 먹거리'에 대한 포부를 밝히는 데 상당 시간을 할애했다. LG화학은 2016년까지 별도 기업이었던 LG생명과학을 지난해 초 흡수합병해 LG화학 내 생명과학사업부로 재탄생시키는 등 레드바이오(제약) 부분에 집중 투자할 방침이다. 그린 바이오(농업) 부문 역시 2016년 팜한농을 인수해 작물, 종자 개발, 농화학 자회사로 편입시켰다.
그는 바이오 분야에 대해 "지난해까지는 이 분야에 대한 전략을 열심히 만들었고 올해는 전략을 수행할 인프라와 시스템을 구축하는 해가 될 것"이라며 "메이저5 회사에 들어가야겠다는 목표를 세웠는데 이제 그것보다 구체화해서 어떤 제품을 육성할 것이냐, 어떤 지역에 갈 것이냐 등으로 구체화했다"고 밝혔다.
LG화학은 향후 신성장 분야로 에너지, 물, 바이오, 차세대 신소재를 선정하고 이를 집중 육성하기 위해 박차를 가할 방침이다.
에너지 분야에서는 혁신전지, 연료전지용 소재, 자동차 경량화 및 고기능화 소재 개발에 집중하고 물 분야에서는 세라믹 분리막 소재를 적용한 필터 및 차세대 수처리 기술 개발에 나설 예정이다.
박 부회장은 "초경량화된 소재, 무기화학 쪽을 연구하고 있다. 탄소나노튜브, 카본나노튜브 같은 것을 하고 있고 탄소섬유에도 관심을 가지고 있다"면서 "우리가 하려고 있는 것들이 꽤 많다. 내년 쯤에는 '이런 것을 하고 있다'고 이야기를 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고 밝혔다.
한편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보복 등으로 어려움을 겪은 중국에 대해서는 "확 좋아지는 상태는 아니다"면서도 "대신 한중 정상회담으로 정부도 노력을 하고 저희도 노력을 많이 해서 분위기 전체는 좋아지고 있다"고 밝혔다.
중국 정부는 자국 배터리 사업 육성과 사드 보복 등을 이유로 한국산 배터리를 탑재한 전기차에만 보조금을 지급하지 않아 LG화학 등 국내 배터리 업체들이 어려움을 겪었다. 중국 정부는 올해부터 전기차에 지급되는 보조금을 줄여나갈 예정이다.
박 부회장은 "보조금이 끝나고 나면 그런 기회들이 있을 것이라고 본다"면서 "여러 루트를 통해 노력을 하 고 있고 중국업체들과도 준비를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중국의 맹추격과 관련해서는 수익성 높일 수 있는 고부가가치 제품에 주력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는 "중국이 생각보다 걱정될 정도로 추격해오고 있다. PVC 등은 보인들의 수요보다 훨씬 더 많은 공급을 갖고 있다"면서도 "하지만 자급력이 올라간다고 해도 수입량 전체가 눈에 띄게 줄거나 그런 단계는 아니다"고 말했다.
이어 "같은 재료를 사용해서 만드는 제품 중 쉽게 만들 수 있거나 대량으로 만드는 건 안 한 다"며 "만들기 어렵고 R&D가 많이 많이 들어가는 것들을 생산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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