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조인우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수입 철강·알루미늄 제품에 고율의 관세를 부과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한 가운데 장-이브 르 드리앙 프랑스 외무장관이 이같은 조치는 오히려 미국의 영향력을 약화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8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르 드리앙 장관은 이날 트럼프 대통령의 행정명령 서명에 앞서 프랑스 C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유럽은 어떤 움직임에도 단호하게 대응해야 한다"며 "유럽의 힘과 주권을 보여줘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관세가 (단기적으로는)미국에 유리할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미국이 전세계에 미치는 영향력에 부정적인 여파를 끼칠 것"이라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후 수입 철강 제품에 25%, 알루미늄 제품에 10%의 관세를 부과하는 행정 명령에 서명했다. 동맹국인 캐나다와 멕시코, 호주는 대상국에서 제외됐다. 백악관에 따르면 이 조치는 향후 15일 안에 발효된다.
유럽연합(EU)이 앞서 트럼프 대통령이 관세 부과를 강행할 경우 리바이스 청바지, 할리데이비스, 버번 위스키, 피넛 버터 등 미국산 상품에 보복 관세를 물릴 방침을 밝힌 만큼 미국과 EU 간 본격적인 무역 전쟁의 막이 오를 전망이다.
세실리아 말름스트룀 EU 집행위원회 무역분과 위원장은 오는 10일 벨기에 브뤼셀에서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 및 일본 측 무역 담당과의 만남이 예정 돼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부과 발표 이전에 값싼 중국산 철강 제품에 대응하는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계획된 자리다.
EU 소식통은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부과에 대한 유럽의 대응 방안에 초점을 맞추는 자리가 될 것"이라며 "미국의 철강 및 알루미늄 관세에 대해 라이트하이저 대표와 솔직하게 논의하고 다시 한 번 EU의 대책을 논의할 기회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EU 집행위원회는 트럼프 대통령의 행정명령 서명에 대응해 미국산 제품에 보복 관세를 부여하는 방안을 빠르게 도입할 것으로 보인다. EU 집행위원회의 조치는 효력 발생까지 90일이 소요된다. WP는 "유럽의 지도자들이 세계무역기구(WTO) 차원에서 미국에 대응하는 방법도 찾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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