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유승민 "북핵 시간벌기는 안돼"…이정미 "개헌 안되면 누구 책임이냐"
외교·안보 집중 논의…청와대 관계자 "언쟁이라기보다는 열기가 있었다"
【서울=뉴시스】 장윤희 기자 = 7일 문재인 대통령과 정당 대표들의 첫 '완전체 회동'은 남북정상회담 이슈로 100분 내내 열띤 분위기로 흘러갔다.
문 대통령은 이날 정오부터 오후 1시40분까지 여야 5당 대표들과 오찬 회동을 가졌다. 새 정부 들어 정당 대표들이 모두 한자리에 모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는 지난해 7월 19일과 9월 27일에 열린 문 대통령과 여야 대표 회동을 '정치적 쇼'로 규정하고 불참했지만 한반도 정세를 고려해 이날 처음으로 참석했다.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같은 당원이었던 안희정 충남도지사의 성폭행 논란을 의식해 검은색 정장을 입고 참석했다.
추 대표는 "최근 우리 당에 불미스러운 일이 있었다. 유구무언"이라며 "오늘 청와대 초청을 받고도 여당 대표로서의 의지를 보이기 위해서 '미투(me too·나도 당했다)' 복장을 하고 왔다는 것을 이해해달라" 말했다.
문 대통령과 정당 대표들은 본관 충무전실에서 사전 차담회를 가진 뒤 인왕실에서 오찬을 이어갔다. 정의용 국가안보실장의 대북 특별사절단 성과 비공개 브리핑도 있었다.
회동 의제는 예고대로 외교·안보 이슈에 집중됐다. 대북 특별사절단의 방북 성과와 다음달 말 남북정상회담 개최가 주요 이슈였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과 민주평화당 및 정의당, 보수성향 정당인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은 각각 이견을 드러냈다.
문 대통령은 모두발언에서 "지금까지 오는 과정에 대해서는 그때그때 사전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긴밀하게 협의했다"며 "한반도 평화와 비핵화에 있어 아주 중요한 고비를 맞이한 것 같다"고 당 대표들의 의견을 구했다.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와 유승민 바른미래당 대표는 최근 대북특사단의 성과 중 하나인 4월 말 남북정상회담에 관해 비판적 입장을 보였다. 더불어민주당과 민주평화당, 정의당은 긍정적 반응을 내보이며 당을 넘어서는 협치를 강조했다.
홍 대표는 문 대통령에게 "이번에도 평화를 내세워 남북정상회담을 하고 있지만 이 것이 북핵 완성에 시간을 벌어주는 남북정상회담이 되어선 정말 (안 된다)"며 "마지막 북핵 완성 단계에 와 있기 때문에 정말로 대한민국 국민한테는 지울 수 없는 불행한 사태가 올 수 있다"고 우려했다.
유 공동대표는 "북한이 일시적으로 제재와 압박을 피하고 군사적 옵션의 압박을 피하기 위해서 시간벌기용 쇼를 하는 것인지, 실제로 비핵화의 길로 나올 것인지 여부는 앞으로 협상과정에서 상호 약속, 검증과 실천을 통해서 하나씩 확인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회동에 배석한 청와대 관계자는 기자들과 만나 비공개 회동 분위기 물음에 "언쟁이라기보다는 열기가 있었다"고 표현했다.
이 대표는 "가장 걱정이 되는 것은 '어떤 개헌을 이룰 것이냐'가 아니라 '개헌이 되지 못한 것이 누구 책임이냐' 공방으로 흐르는 것"이라며 "그래서 이 부분에 대한 대책도 함께 대통령과 이후에 말씀을 나눠보고 싶다"고 말했다.
추미애 대표는 19대 대선후보였던 홍준표·유승민 대표를 지목하면서 "두 분은 (선거 당시)개헌 날짜를 지방선거와 동시에 하자고 말씀하셨다. 대통령이 된 문재인 후보는 당시 야당 후보의 제안을 수용한 측면이 있다"면서 "그래서 국민들은 모든 후보의 그런 약속을 믿고 있는 것이고 그 것에 대한 지지가 상당히 높다"고 개헌 추진을 강조했다.
이에 홍준표 대표는 "안보만 중점적으로 이야기하기로 약속했으면 약속을 지켜주셔야 한다"며 "다른 주제는 나중에 해도 되는데 그렇지 않으면 저희 밥 안 먹고 가겠다"고 반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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