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평가,낮은 인플레,정치적 불확실성 해소로 투자 매력
【서울=뉴시스】박상주 기자 = 최근 미국 증시가 큰 폭의 조정을 받는 등 변동성이 커지면서 투자자들이 견조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아시아 시장으로 눈을 돌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신흥시장의 자산이 저평가 돼 있는데다가 낮은 인플레이션과 정치적 불확실성의 해소 등이 매력적인 투자요인으로 부상하고 있는 것이다.
블룸버그통신은 22일(현지시간) 월가의 투자자들이 최근 한국과 대만, 태국 등 변동성이 적은 신흥시장의 자산을 사들이기 시작했다고 보도했다. 올해 미국이 세 차례 이상의 금리 인상을 예고하는 등 변동성이 커지면서 월가의 투자자들이 신흥시장의 투자 비중을 늘리고 있다는 것이다.
블룸버그통신은 신용평가 기관인 무디스의 자료를 인용해 22개 신흥시장 중 대만과 태국 등 안정적인 경상수지를 보이고 있는 나라들에 대한 투자가 늘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나 신흥시장 중에서도 높은 부채를 안고 있는 브라질과 헝가리 등은 투자자들의 외면을 받고 있다고 블룸버그통신은 전했다.
SBI증권의 소마 쓰토무 대표는 “신흥시장 자산에 대한 투자가 큰 규모로 이뤄지고 있다. 특히 정치적으로나 경제적으로 안정된 아시아가 주목을 받고 있다. 남미와 유럽은 정치적 이슈들을 안고 있고, 중동은 지정학적 위험을 안고 있다”라고 말했다.
무디스 자료에 따르면 신흥시장 중 한국과 대만, 태국 등이 가장 큰 경상수지 흑자를 보이고 있다. 올해 이들 국가들은 국내총생산(GDP) 대비 5% 이상의 경상수지 흑자를 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반면 터키와 아르헨티나, 콜롬비아 등은 큰 폭의 경상수지 적자를 기록하고 있다. 터키의 경우 올해 GDP의 4.5%에 해당하는 경상수지 적자를 보일 것을 예상되고 있다.
스탠다드 차터드 은행 싱가포르 지점의 디브야 데비시 외환 전략가는 “스탠다드 차터드 은행은 태국 통화 바트에 대한 긍정적인 견해를 유지하고 있다. 반면 필리핀 페소는 경상수지 적자로 인해 저조한 실적을 유지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미국투자회사인 GMO 창업자인 제레미 그랜섬은 블룸버그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신흥국 주식시장에 최대한 많이 투자할 것을 권하고 있다. 그랜섬은 최근 투자자들에게 보낸 서한에서 "내 자식들에게 은퇴자금의 절반 이상을 신흥시장 주식에 투자하라고 권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그는 "신흥시장은 10년간 매년 4.5%의 실질 수익률을 안겨줄 수 있는 유일한 지역"이라며 "여러분의 커리어나 사업상 위험을 감당할 수 있는 선 안에서 최대한 많은 자금을 신흥시장에 투자할 것을 권하고 싶다"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신흥시장 국가들이 2019년까지는 적어도 연평균 5% 이상의 성장률을 기록, 선진국 보다 두 배 빠른 속도의 성장을 할 수 있다는 게 매력"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높은 통화가치와 낮은 인플레이션율도 신흥시장의 또 다른 매력 요인이라고 전했다.
블룸버그통신은 일부 신흥국에서는 정치적 위험이 걷히면서 더욱 안정적인 투자처로 부상하고 있다고 전했다. 아르헨티나에서는 마우리시오 마크리 대통령이 2015년에 당선된 후로 지난 15년간 지속됐던 부채 위기에서 벗어나고 있다.
페루에서는 친시장적 인물인 페드로 파블로 쿠친스키가 대통령에 취임했다. 브라질에서는 지우마 호세프 전 대통령이 탄핵된 후 미셰우 테메르가 대통령직에 올랐다. 한국의 경우 박근혜 전 대통령이 부패 스캔들로 탄핵됐다. 짐바브웨와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는 로버트 무가베 대통령과 제이컵 주마 대통령 등도 부패 스캔들로 퇴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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