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도, 유형문화재·문화재자료 9건 지정 추진

기사등록 2018/02/19 15:29:14
【안동=뉴시스】류상현 기자 = 조선 숙종때 주민들이 경주시내의 홍수를 예방하고자 알천 제방을 수리하고 부역한 것을 기념해 새긴 경주의 알천제방수개기 비문. 2018.02.19 (사진=경북도 제공) photo@newsis.com
【안동=뉴시스】류상현 기자 =  경북도는 19일 포항 보경사 적광전 소조비로자나삼존불좌상 등 9건을 경상북도 유형문화재와 문화재자료로 지정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유형문화재로 지정키로 한 것은 포항 보경사 적광전 소조비로자나삼존불좌상(塑造毘盧遮那三尊佛坐像), 경주 송선리 마애불(磨崖佛), 경주 알천제방수개기(閼川堤防修改記), 청도 장연사 소장 묘법연화경(妙法蓮華經), 청도 장연사 소장 정선동래선생박의구해(精選東萊先生博議句解), 청도 도솔사 소장 묘법연화경(妙法蓮華經) 등 6건이다.

포항 보경사 적광전 소조비로자나삼존불좌상은 흙으로 만들어져 여러 겹의 천으로 싸인 후 도금된 삼존 불상이다. 좌상의 비로자나불상을 중심으로 좌우에 입상의 문수보살상과 보현보살상이 시립(侍立)한 비로자나삼존상은 많이 남아 있지 않아 희소성이 있다. 신라 통일기의 불상양식을 계승한 고려 전반기의 작풍을 보여주며 우아한 조형성을 갖고 있어 학술적·예술적인 가치를 지닌다는 게 경북도의 판단이다. 

경주 송선리 마애불은 경주 단석산의 암벽에 새겨진 높이 6.8m에 달하는 대형의 마애불좌상이다. 상(像)의 얼굴을 비롯해 상반신은 얕은 부조(浮彫)로 새기고 그 아래는 선각(線刻)으로 돼 있다. 이같은 경향은 신라 말에서 고려 초기에 걸친 대형의 마애불에서 일반화된 형식이다. 신체의 마멸이 심하고 조각수법이 거칠지만, 섬세한 얼굴에는 근엄한 부처의 모습이 잘 표현돼 있으며 크기가 큰 대형의 마애불상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경북도는 밝혔다.
   
경주 알천제방수개기는 1707년(숙종 33) 주민들이 경주시내의 홍수를 예방하고자 알천 제방을 수리하고 부역한 것을 기념해 새긴 비문이다. 세 개의 바위 면에 90여 자로 부역내용과 참여해 지휘한 사람들의 인명 등이 기록돼 있다. 도는 알천 홍수의 역사와 인근 문화재와 관련한 학술적 연구에 중요한 자료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청도 장연사 소장 묘법연화경은 화엄대사 성거(省琚)가 등재본을 필사하고 1420년(세종 2)에 보봉(寶峰)이 구월산 장불사에서 판각한 판본의 후쇄본으로, 전체 7권 28품 가운데 권 4∼7의 1책만 남은 잔본이다.이 책과 동일한 판본은 고려대학교 소장의 목판본만 알려져 있다. 조선 초기의 묘법연화경 판본의 계통을 연구하는데 중요한 자료다. 인출 및 보관상태가 비교적 좋아 서지학 연구에도 중요한 자료가 되고 있다.

청도 장연사 소장 정선동래선생박의구해는 조선 초기에 전래돼 과거시험 준비를 위한 필독서로 후대까지 꾸준히 열독돼왔다. 남송의 학자 여조겸(呂祖謙)이 '춘추좌씨전(春秋左氏傳)'의 기사에 그 사건의 역사적 득실에 관한 평론을 가한 책이다. 16권본의 중국 원대 목판본을 번각한 것으로 권 11∼16만 있는 잔본이다.1417년에 판각된 이후 일정한 시일이 경과한 후 인출된 것으로 보이며, 임진왜란 이전 간행된 책으로서 자료적 가치가 인정되고 있다.

청도 도솔사 소장 묘법연화경은 조선 태종 때 성달생(成達生), 성개(成槪) 형제의 필사본을 등재본으로 해 전라도 운제현의 도솔산 안심사에서 판각한 목판본의 복각 후쇄본이다. 전체 7권 7책 가운데 권 3∼7의 영본(零本) 2책으로 임진왜란 이전에 간행됐고 상태는 비교적 양호하다. 권말에는 권근(權近)의 발문이 있고 이어 시주자의 명단이 있으며 권3의 앞부분에는 변상도(變相圖) 3장이 있다. 조선 전기에 판각된 이 판본은 현존하는 것이 적어 비교적 희귀한 편이다.

문화재자료로 지정이 결정된 것은 상주 검간 조정 문집목판(趙靖 文集木板), 경산의 반룡사 화문면석 부재(花紋面石 部材), 영양군 석보면의 학발첩(鶴髮帖)및 전가보첩(傳家寶帖)등 3건이다.

상주 검간 조정 문집목판은 상주 지역에서 임진왜란 중 큰 공을 세운 검간 조정(黔澗 趙靖, 1555∼1636)의 문집과 일기의 책판이다.조정의 5세손인 학경(學經)·관경(觀經) 형제가 유문(遺文)을 모아 1740년(영조 16)에 이광정의 교정을 받아 상주에서 목판으로 간행했다. 선조와 인조 연간의 전란 중에 활동한 조정의 문집과 일기의 목판(114枚)으로 임진왜란 연구에 중요한 자료가 된다.

경산 반룡사 화문면석 부재는 반룡사 주불전의 기단면석으로 사용됐을 것으로 추정되는 화문(花紋)이 부조된 면석부재(10점)다. 17세기 영남지역 건축의 특징이 반영된 흔치 않은 석재 유물로, 통도사 대웅전(국보 제290호), 범어사 대웅전(보물 제434호) 등 사격(寺格)이 높은 조선 후기 사찰의 주불전 건축에 적용된 사례가 있다. 반룡사의 사격이 반영된 중요한 유물일 뿐만 아니라 17세기 영남지역에서 전개된 화문부조 가구식 기단의 계보를 파악할 수 있는 귀중한 학술적 가치를 가지고 있는 것으로 판단되고 있다.

'학발첩'과 '전가보첩'은 정부인 장계향(貞夫人 張桂香, 1598∼1680)과 관련된 전적이다. 학발첩은 정부인이 10여세 전후에 지었고 이를 후손이 장첩(粧帖)한 것이다. 초서로 쓴 학발시(鶴髮詩) 3장(章)으로 6폭이 3행에 4∼5자씩 배자돼 있다.전가보첩은 정부인 관련 자료를 모아 편집한 8면의 자료이며, 특히 4∼5면에 정부인이 지은 성인음(聖人吟)과 소소음(蕭蕭吟)이 있는데 부군인 석계가 필서하고 이것을 며느리가 자수로 수놓은 것이다. 두 책은 훌륭한 인품과 덕행으로 모범적인 삶을 살았던 정부인과 관련된 자료로서 의미가 있다고 도는 보고 있다.

이들 9건이 고시를 거쳐 최종 확정되면 경북의 문화재는 2068점(국가지정 716, 도지정 1352점)이 된다.

김병삼 경북도 문화관광체육국장은 “전국 최고·최다의 문화재를 보유한 광역자치단체로서의 위상에 걸 맞는 최상의 보존·관리 시스템을 구축하겠다”며“지속적인 문화유산 발굴과 활용방안을 모색하는 한편, 도 지정문화재를 국가지정문화재로 승격시킴으로써 예산절감과 동시에 지역 문화재의 위상을 제고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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