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럴, 상장 직후 5거래일 연속 급등 마감 랠리
코넥스서 치솟는 주가 반영해 공모가 조정한 엔지켐
코넥스→코스닥 눈에 띄게 늘어…정책 모멘텀 지속
【서울=뉴시스】장서우 기자 = 올 연초부터 기업공개(IPO) 시장의 열기가 그 어느 때보다 뜨겁다. 상장을 추진한 대부분의 기업이 수요예측과 청약 등에서 흥행에 성공하며 다소 가라앉은 주식시장에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테슬라 상장 1호' 기업으로 IPO 시장 열기를 주도했던 카페24는 공모가가 희망 밴드 최상단인 5만7000원에 결정되고 청약 경쟁률 역시 1177.02대1을 기록하며 흥행에 성공했다. 상장 첫날인 지난 8일 카페24의 시초가는 공모가보다 48.6% 높은 8만4500원에 형성됐다. 시가총액은 당초 예상되던 수준(3811억~5052억원)을 뛰어넘어 7000억원을 넘겼다.
유진투자증권은 카페24의 적정가치를 7955억원, 적정 주당 가치를 8만9751원으로 제시했다. 목표주가는 올해 예상 매출액인 1748억원에 주가매출액비율(PSR) 4.6배를 적용해 산출한 9만원이다.
정호윤 연구원은 "국내 이용자의 꾸준한 증가와 광고 매출의 성장이 실적 증가를 견인할 것"이라며 "해외사업부에서의 성과가 본격적으로 확대되기 시작할 것이며 특히 하반기 이후 본격 진출이 시작되는 일본 시장에서의 성과 창출이 기대된다"고 했다.
4차산업혁명 관련주로 거론되는 시스템 자동화 솔루션 전문업체 링크제니시스 역시 1000대1을 넘는 경쟁률(1154.77대1)을 기록했다. 최종 공모가(3만원)는 희망 밴드(2만2000~2만5000원)를 뚫었다. 시초가는 공모가보다 무려 76.7% 뛴 5만3000원에 형성됐다.
박종선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디스플레이, SK하이닉스 등 국내 반도체·디스플레이 분야의 상위 20위군 기업 중 13개 기업을 고객사로 확보하고 있으며 소프트웨어 적용 분야가 전공정에서 기계 수가 10배 많은 후공정 분야로 확대돼 수요 증가가 예상된다"며 "중·장기적으로는 국내 주요 반도체·디스플레이 업체 내 레퍼런스를 기반으로 첨단 제조라인 투자를 확대 중인 중국, 동남아 등 해외 진출도 가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국내 래시가드 시장 점유율 1위를 달리고 있는 배럴은 상장 이후 연일 급등세를 달리며 특히 주목받고 있다. 상장 첫날인 지난 1일 배럴은 시초가(1만400원)보다 3100원(29.81%) 오른 1만3500원에 마감했고 5일을 제외한 5거래일 연속 상승 마감했다. 2일에는 전 거래일보다 30.00%, 6일에는 29.97% 급등했다.
나승두 SK증권 연구원은 "2030 세대를 중심으로 스포츠웨어가 운동복이 아닌 일상복의 일환으로 인식되기 시작했고 운동 여부와 상관없이 애슬레저웨어를 선호하는 소비자가 늘어남에 따라 애슬레저웨어 시장의 성장은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며 "상장 이후 본격적인 애슬레저웨어 사업부에 대한 인력 확충 및 마케팅 지원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올해부터 본격적인 성장궤도에 진입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코넥스 시장에서의 최근 주가와 공모가액 사이의 괴리로 상장을 철회하는 해프닝을 겪었던 엔지켐생명과학 역시 뜨거운 감자다. 지난달 19일 상장 철회 신고서를 제출한 엔지켐생명과학은 22일 희망가액을 2만7000~3만7000원에서 4만5000~7만원으로 높여 다시 제출했고, 최종 공모가는 5만6000원에 확정됐다. 이는 코넥스에서 코스닥으로 이전상장 시 최근 코넥스 주가의 70% 수준에서 공모가를 결정해야 한다는 금융당국의 조치에 따른 것이다.
반면 수요예측과 청약에서 흥행에 실패한 기업들도 있다. 올해 첫 상장 기업인 씨앤지하이테크의 공모가는 밴드 최하단인 1만6000원이다. 아스콘 업계 최초로 상장에 나선 에스지이는 공모 밴드(6300~7200원)를 밑도는 6000원에 공모가가 형성됐다.
이지훈 SK증권 연구원은 "씨앤지하이테크는 상장 첫날 장중 2만800원까지 상승하기도 했지만 이후 반도체 전방 산업에 대한 우려 등이 불거지며 공모가 수준까지 줄곧 하락세를 보였다"며 "에스지이는 전방산업의 부진이 반영된 듯 희망 공모가 밴드를 하회했다"고 분석했다.
정부 정책에 힘입어 불이 붙었던 IPO 시장의 열기가 2월에도 이어질지 주목된다. 당장 오는 12일엔 아시아종묘와 알리코제약, 13일엔 동구바이오제약의 코스닥 시장 입성이 예정돼 있다. 기술특례상장 기업 아시아종묘는 기술평가에서 최초로 AA등급을 2회 획득하며 주목받은 기업이다. 알리코제약과 동구바이오제약의 경우 각각 692.77대1, 836대1의 높은 청약 경쟁률을 보이며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특히 올해 1분기엔 코넥스 시장에서 코스닥 시장으로의 이동이 눈에 띄게 증가했다. 이미 상장이 완료된 링크제니시스를 비롯해 엔지켐생명과학, 아시아종묘, 그리고 오는 21일 상장이 예정된 오스테오닉이 그 예다. 2013년 코넥스 시장이 처음 설립된 이후 이전상장은 주로 4분기에 집중돼 왔다.
이달미 SK증권 연구원은 "올해는 신규 상장 못지않게 코넥스에서 코스닥 시장으로의 이전상장도 활발히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며 "정부가 코스닥 시장 활성화 방안 등을 내놓으며 상장 문턱을 대폭 낮출 예정이기 때문에 코넥스 시장에서 성장 잠재력이 높다고 평가받는 기업들의 이전상장은 이어질 것"이라고 예측했다.
이어 3월엔 유니맥스정보시스템, 린드먼아시아인베스트먼트가 코스닥 시장 문을 두드리며, 지난 8일 예비심사 승인을 받은 일본 면세점 운영업체 JTC도 IPO 간담회를 열 예정이다. 무엇보다 올해 처음으로 유가증권시장의 문을 두드리는 애경산업이 증권신고서를 제출하고 상장 일정을 확정해 관심이 쏠린다. 희망 공모 밴드는 2만9100~3만4100원이며 3월7~8일 수요예측을 거쳐 같은달 13~14일 청약을 받는다.
최근 미국발 쇼크로 국내 증시가 가라앉아 수요예측을 앞둔 기업들의 고민이 깊어지지는 않을지 우려도 제기된다. 특히 2월엔 명절과 평창동계올림픽 등 국가적 이벤트가 예정돼 있어 투자자들의 관심이 분산되고 주식시장의 거래가 줄어들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도 나온다.
그럼에도 올해 초까지 연출된 강세장에 힘입어 IPO 시장의 상승세는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나승두 SK증권 연구원은 "지난해부터 올해 초까지 주식시장이 강세를 보이며 기존에 상장된 종목들의 추가 상승 여력이 부족하다는 점에서 신규 상장 종목들을 소홀히 하기에는 너무 매력적일 수밖에 없다"며 "대내외적 불안요소들이 부각되며 증시 분위기가 하락세로 변화할 조짐이 보이는 상황에선 성장 잠재력이 큰 IPO 기업을 중심으로 수급이 쏠릴 가능성이 높아 그 어느 때보다 종목 선별에 관심을 가져야 할 때"라고 조언했다.
suwu@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