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시는 난개발을 막기 위해 개발의 필요성을 주장하지만 대덕특구 내 연구기관들은 연구환경 훼손이 우려된다며 반대 목소리를 내고 있다.
◇2020년 도시공원서 해제되는 대덕특구 '허파' 매봉공원
매봉공원은 정부출연연구기관이 모여있는 대전시 유성구 가정동, 매봉산에 자리잡은 공원이다. 1985년 공원으로 지정된 이후 별다른 개발이 진행되지 않아 장기 미조성 공원으로 남아 있다.
개발 제한으로 자연 경관을 잘 유지해 주변 연구기관 종사자들이나 지역 주민들이 산책로로 이용하고 있다.
하지만 오는 2020년 7월이면 매봉공원은 도시공원에서 해제된다. 지난 1999년 헌법재판소가 미집행 도시계획시설의 행위제한에 대해 '헌법 불합치' 판결했기 때문이다.
매봉산의 경우 전체 면적 35만4906 ㎡ 중 90% 이상이 사유지에 해당돼 개발이 불가피한 실정이다.
도시공원 해제 후 난개발을 우려한 대전시는 민간사업자인 매봉파크피에프브이㈜가 제출한 사업제안서를 토대로 지난해, 450가구 규모의 아파트 건립을 포함한 매봉산 근린공원 조성 계획을 수립했다.
◇주민, 연구자 개발 놓고 의견 엇갈려
대전시의 계획이 알려지자 인근 지역 주민들과 연구기관 종사자들은 반발했다.
이미 도룡동 타운하우스 재개발로 SK뷰 아파트가 건설 중이고 KAIST 교수아파트까지 건설이 예정돼 있어 교통 체증이 이 유발되고 연구 환경이 침해될 우려가 있다는 이유에서다.
주민들의 반발이 거세자 사업을 추진하던 매봉파크피에프브이㈜는 아파트 위치를 변경해 대전시에 제출했다.
공동 주택 입지를 현대아파트 앞에서 ETRI(한국전자통신연구원) 옆으로 이동시킨 것이다. 계획이 변경되자 주민들도 반대에서 찬성으로 돌아서기 시작했다.
지역 주민 손기화씨는 "일부 면적이 아파트로 조성되지만 매봉산 전체 면적의 78%가 여전히 공원으로 조성되는 만큼 적극적인 환경 보호 방법이라고 생각한다"고 개발 찬성이유를 밝혔다.
연구기관들의 반대는 더욱 거세졌다.
특히 연구원 바로 옆에 공동 주택이 들어서게 된 ETRI는 국가보안시설에 대한 보안 침해 가능성이 높다며 개발 반대 입장을 전달했다.
또 대덕특구 내 14개 정부출연 연구기관도 연구 환경 저해가 우려된다며 개발 반대 연대에 동참했다.
이들은 "매봉근린공원 개발은 연구단지의 교통체증 심화 및 자연 녹지 훼손으로 인한 연구환경 저해가 우려된다"며 매봉근린공원 개발 관련 반대 연대서명서에 서명했다.
◇대덕특구 특성 살펴야…성급한 추진은 말아야
매봉공원 개발에 따른 찬반 의견이 맞부딪치면서 사업 추진에는 일단 제동이 걸렸다.
매봉근린공원 조성계획 결정 등을 심사하는 대전시 도시공원위원회는 지난 2일 이같은 의견을 수렴해 사업자에게 아파트 부지 이동 방안 검토를 주문하며 재심의하기로 했다.
또 아파트 건설로 분할되는 공원의 양쪽 녹지공간을 연결하는 녹지축을 충분하게 확보해 줄 것을 제안했다.
이는 아파트 부지가 ETRI와 인접해 보안 침해가 우려된다는 의견 등을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ETRI 오성대 경영부문장은 "대전시 도시공원위원회 결정의 준거는 건설경기 활성화가 아닌 '공공의 이익'에 맞춰져야 한다"며 "도시공원위원회가 충분한 시간을 갖고 공익과 지역 주민의 이익을 동시에 만족할 수 있는 최적의 대안 마련을 위해 의미있는 역할을 해주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경호 대전환경운동연합 국장도 "정부도 미집행 도시계획시설을 매입하지 않더라도 공원으로 유지하는 방안을 고민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개발을 성급하게 추진하기보다 주민 의견을 수렴하고 대안을 찾아보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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