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한유럽상공회의소(ECCK)는 30일 서울 중구 서울스퀘어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주한 유럽기업 비즈니스 환경 조사' 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이는 국내에 진출한 유럽기업들의 의견, 성과 및 도전과제에 대한 연간 요약정보를 제공하기 위한 목적으로 2014년부터 시행되고 있다.
이번 설문조사는 글로벌 4대 컨설팅회사인 독일 롤런드 버거가 한국에서 활동 중인 유럽기업 가운데 고용 규모 3만명 이상, 총 매출 규모 280억 유로 이상인 108개사의 경영진을 대상으로 진행했다.
경제성장은 2015년부터 3년 연속 '기업 도전과제'로 선정됐다. 응답한 기업들 중 86.1%가 한국의 경제성장이 상당히 심각한 문제로 작용한다고 언급했고, 인건비 상승세, 법·규제, 시장접근 장벽, 규제자율시행 등이 뒤를 이었다.
특히 2015년에는 유럽기업들 중 5.1%가 향후 2년간 한국에서의 사업에서 가장 우려되는 분야가 '인건비'라고 대답했지만 2016년에는 10.9%, 작년에는 16.7%를 기록하는 등 큰 폭으로 증가했다.
인건비와 관련해서 7%의 소비재·소매 기업 리더를 제외하고 대체로 부정적인 반응이었다. 대부분의 산업분야는 다소 혹은 상당히 부정적인 견해를 나타냈다. 관련 수치는 물류(62%), 서비스(60%), 에너지/화학(58%), 소비재/소매(57%), 제약/의료(53%), 자동차(53%) 순이었다.
유럽 기업 CEO들 중 32%가 인건비 상승이 심각한 문제라고 대답했고, 41%는 다소 심각하다고 지적했다. 노사분규 역시 여전히 사업활동에 큰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파악됐다. 기업 리더 중 44%(2016년 36%)가 노사분규를 심각한 문제라고 답했다.
원화절상이나 절하가 다소 혹은 심각한 문제라고 지적한 응답자도 62%에 달했다. 중립적, 그리고 다소 심각하지 않다고 답한 응답자는 각각 30%, 4%로 나타났다.
규제 및 정치 관련 도전과제에 대한 질문에는 불명확한 법 혹은 규제가 가장 심각한 도전과제라는 응답이 나왔다. 상당히 심각하다고 보는 응답자는 전체의 32%였으며, 36%는 다소 심각하다고 대답했다.
규제자율시행(65%)로 근소한 차이로 뒤를 이었고, 정치적 위험은 최근 수년간 한국에서 활동하고 있는 유럽 기업들에게 주요 도전과제로 인식되지 않고 있었지만 작년에는 상황이 바뀌어 응답자의 14%가 상당히 심각, 42%는 다소 심각하다고 했다.
아울러 유럽 기업들 52%는 지난해 이행된 한국 정부의 개혁노력이 기업활동을 지원하지 못했다고 응답했다. 35%는 개혁활동에 대한 효과가 제대로 전달되지 못했다고 했으며 13%만이 긍정적인 평가를 내렸다.
올해 한국 정부가 의미있는 개혁을 이행할 것으로 생각하는지에 대한 질문에는 21%가 '긍정적', 43%가 '모르겠다', 35%가 '부정적'이라고 대답했다.
특히 문재인 대통령이 작년에 고용과 개인소득 증가를 중심으로, 고용촉진 및 최저임금제 보장을 통한 저소득자의 소득 증대 방침 등 다양한 정책을 도입했는데 이같은 조치를 부정적으로 보는 견해가 압도적이었다.
응답자 중 50%는 정부의 조치가 '한국 경제 발전에 긍정적으로 작용하지 못할 것'이라고 답했다.
또 기업이 더 많은 일자리를 창출하도록 하는 청년의무고용 할당제의 경우에도 유사한 반응이 나타났다. 48%는 "정부방침이 고용창출을 촉진시키지 못할 것"이라며 했고, 의견을 접수하지 않은 응답자는 28%이었다.
정부수립 목표 중 하나인 비정규직 근로자의 정규직 전환에 대해서도 응답 기업의 58%는 고용 성장을 저해하며, 실현 불가능한 조치라는 의견을 나타냈다.
문재인 정부가 제시한 정책 조치들이 한국의 경쟁력 강화라는 목표에 도움을 줄 것이라고 대답한 유럽 CEO들은 24%에 불과했다. 31%는 '불충분한 조치'라는 견해를 보였고, 45%는 이러한 정책들이 적절치 못하며, 오히려 국가 경쟁력 악화를 초래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국내 유럽기업들은 한국을 여전히 중요한 시장으로 여기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 대표들 중 44%는 한국이 전략적 주요 시장으로 성장할 것으로 보고 있으며, 47%는 한국 시장의 중요성은 변동이 없을 것이라고 했다. 또 유럽기업들의 54%가 올해 사업확장을 계획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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