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양 화재참사 유족들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답답할 뿐"

기사등록 2018/01/28 16:40:07
【밀양=뉴시스】안지율 기자 = 28일 오후 경남 밀양 세종병원 화재 참사 유족 대표자 임시 사무실에서 수사본부 부본장과 소방서장과의 간담회가 열릴 예정인 가운데 소방서장과 유족 등이 간담회 진행과정을 의논하고 있다. 2018.01.28.  alk9935@newsis.com
【밀양=뉴시스】강경국 기자 = "어떻게 해야 할지 잘 모르겠다. 답답한 마음 뿐이다."

28일 오후 4시. 밀양 세종병원 화재 참사 유족 대표자 임시 사무실에서 나이가 지긋한 한 유족이 눈물을 글썽이며 기자들에게 말했다.

이날 임시 사무실에서는 유가족들과 밀양 세종병원 화재사건 수사본부 김한수 수사부본부장, 최만우 밀양소방서장이 만나 유족들의 애로사항을 청취하는 자리였다.

하지만 이 자리에 참석한 유가족은 불과 10여 명 밖에 되지 않고 오히려 취재진들이 너무 많아 유족 측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헀다.

한 유가족은 "기자들이 너무 많아 내가 앉을 자리가 없다"며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비슷한 시각 사무실을 찾은 김한수 부본부장도 "유가족이 별로 없고 기자들만 많이 있다"며 "이 상태에서는 애로사항 청취가 어려워 비공개로 하는 것이 좋겠다"며 자리를 떠났다.

이어 한 유가족이 "이 자리는 유가족들이 어떠한 문제점에서 화재가 발생했고, 어떻게 진화됐으며, 경찰에서 조사한 내용을 들어보려고 한 것인데 기자를 초청해서 듣는다는 것은 처음 알았다"며 "기자가 너무 많아 유족들이 위축됐다"고 말했다.

 그는 "이곳에 남아 있는 일부 유족이라도 (내용을) 듣고 알고 있는 유족들에게 전화로 연결할 수 있기 때문에 기자들이 이해하고 다음 기회에 여러 유족들이 모인 상태에서 합동 브리핑을 하겠다"며 "유족들은 아픔이 너무 커 이해해 달라"며 양해를 구했다.

그는 또 "유족들이 연세가 많으신 분들이고 이곳은 시골 도시여서 기자들을 만나 본 사람이 거의 없다"며 "합동 기자회견을 하는 자리를 마련하면 그 때 좋은 보도를 해서 전 국민들이 최고로 안전한 나라에서 살 수 있도록 해달라"고 요구했다.

그리고 "저는 유가족 대표자도 아니고, 어떻게 해야 할 지 잘 모르겠다. 각자가 다 답답한 마음이다"면서 "(유가족들은) 부모와 형제, 자식을 잃은 분들"이라며 눈시울을 붉혔다.

이들의 이야기를 들은 기자들은 스스로 자리에서 일어나 사무실 밖으로 나갔고, 유가족들은 비공개 형식으로 회의를 진행했다.

 kgkang@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