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 "법 앞에 만인평등"…무슬림에 적용하던 샤리아법 제한

기사등록 2018/01/10 14:20:23
【테살로니키(그리스) = AP/뉴시스】  알렉시스 치프라스 그리스 총리가 9일(현지시간) 테살로니키 국제무역박람회 개막식에서 그리스의 경제호전에 대해 연설하고 있다. 2017.09.10

【서울=뉴시스】조인우 기자 = 그리스 내 무슬림에 대해 이슬람 율법 '샤리아’를 적용하는 것을 제한하는 법안이 압도적인 찬성으로 통과됐다.

 10일(현지시간) 가디언 등에 따르면 알렉시스 치프라스 그리스 총리는 이날 "모든 그리스인을 법 앞에 평등하게 하는 역사적 단계"라고 밝혔다.

 전날 그리스 의회는 무슬림이 연루된 법적 분쟁에 그리스 법을 우선적으로 적용하는 방안을 채택했다. 샤리아법은 선택 사항이 된다.

 이에 따라 그리스 내 무슬림들은 이혼, 자녀 양육, 상속 등의 문제에서 여성에게 불리한 샤리아법이 아닌 그리스 법을 따를 수 있게 됐다.

 정부 관계자들은 의회의 이번 움직임이 그리스에서 샤리아법을 완전히 폐지하는 첫 번째 단계가 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그리스는 이슬람 율법을 공식적으로 적용하는 유일한 비(非)이슬람교 국가다. 터키와 접경한 그리스 북동부 농촌지역에 살고 있는 11만여명의 무슬림에게 적용된다.

 이는 제1차 세계대전 후 연합국과 터키가 각각 1920년, 1923년 체결한 세브르 조약과 로잔 조약의 여파다. 조약에 따라 갑자기 그리스 국민이 된 수천명의 무슬림에게 이슬람교의 관습과 율법을 적용하게 됐다.

 한편 의회의 샤리아법 적용 제한은 그리스 북동부 코모니티에 사는 한 무슬림 여성이 상속을 두고 유럽인권재판소(ECHR)에 소송을 제기한 여파다. 2013년 그리스 대법원은 이 건에 대해 그리스 법원에는 무슬림의 상속을 판결할 권한이 없다고 밝혔다.

 ECHR은 그리스의 이같은 조치가 인권 기준을 위반했다고 판결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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