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통일 후 회수 위해 북한 부채 탕감 취소

기사등록 2018/01/09 06:56:25
【서울=뉴시스】추상철 기자 = 판문점에서 남북고위급회담일이 열릴 예정인 9일 오전 조명균 통일부장관이 서울 종로구 통일부 남북회담본부로 들어서고 있다. 2018.01.09. scchoo@newsis.com
전문가들 "남북 통일 후 한국이 북한 부채 청산할 수도"

【서울=뉴시스】오애리 기자 = 영국 정부가 40년 넘은 북한의 빚을 탕감해줄 계획을 세웠다가 남북한 통일 뒤 회수를 기대하고 이를 취소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미국의소리(VOA)방송은 8일(현지시간) 영국정부가 북한의 채무를 변제해줄 계획을 가지고 있었지만, 2013년 5월 남북 통일 후 회수 가능성을 고려해 탐감 방침을 취소한 사실이 단독 입수한 영국수출금융청(UKEF) 자료를 통해 확인됐다고 전했다.

 폴 래드포드 UKEF 수석 이코노미스트가 2013년 6월 10일 나이절 스미스 재무국장에 보낸 이메일에서 북한이 부채를 상환할 가능성은 적어 보이지만 결국엔 회수하게 될 가능성이 있다고 조언한 사실도 드러났다.  스미스 재무국장은 같은 날 보낸 답장에서 래드포드 수석 이코노미스트의 의견을 들어본 결과 지금은 북한의 부채 회수를 멈출 시기가 아닌 것 같다고 답했다.

 UKEF는 VOA에 북한의 부채가 1975년 기준 586만4356 파운드에 달하며 아직까지 상환이 이뤄지지 않았다고 밝혔다. VOA는 물가상승률을 배제한 최근 환율로 환산할 시 이는 약 793만 달러 수준이라고 분석했다. 해당 부채는 1972년 영국의 GKN사가 북한의 석유화학단지 프로젝트에 투자하면서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당시 영국 GKN이 투자한 금액은 786만 파운드였으며 북한 측은 총액의 20%와 반년치 할부금만을 상환한 후 채무불이행을 선언했다.

 한편 국가 채무 전문가들은 남북이 통일이 된다면 한국이 빚을 떠안아야 한다는 견해를 나타냈다. 개발도상국 부채관련 전문가인 하미드 장게네 미국 와이드너 대학교 경제학 교수는 8일 VOA와의 전화통화에서 한국이 부채를 떠안는 부분에 있어선 논쟁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독일 통일 당시 서독이 동독의 자산과 부채를 모두 물려 받았던 사례가 있다는 것이다. 

 다만 북한의 부채가 10억 달러에도 못미칠 것으로 보이는 만큼 통일 후 한국에 큰 부담을 안기지 않을 규모라고 장게네 교수는 지적했다.

 영국 외에 스웨덴과 오스트리아, 스위스, 체코, 핀란드, 루마니아 등도 북한으로부터 30년 넘게 빚을 돌려받지 못하고 있다. 폴란드의 경우는 지난 2012년 북한으로부터 전체 채무 중 39%만 돌려받고 남은 빚을 청산해준 바 있다. VOA 취재로 확인된 북한의 부채 규모는 최소 5억 달러가 넘으며,  스위스가 2억875만 달러로 가장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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