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기 예수 탄생 축복…힘없는 생명 존중해야"
마음의 위안 얻으려는 시민들의 발길 이어져
【서울=뉴시스】김지은 기자 = 25일 성탄절을 맞아 서울 곳곳에서 아기 예수의 탄생을 축하하는 미사와 예배가 진행됐다.
천주교 서울대교구는 이날 서울 중구의 명동성당에서 성탄절 미사를 진행했다. 염수정 추기경이 집전한 이날 자정 미사에 이어 오전 9시와 10시에도 성탄절 미사를 거행했다. 오전 9시에는 외국인을 위한 영어 미사가 마련됐다.
염 추기경은 이날 미사를 통해 전한 성탄 메시지에서 "어두운 세상에 구원의 빛으로 오신 아기 예수님의 성탄을 맞아 여러분과 가정에 하느님의 축복이 충만하시기를 기원한다"고 전했다.
염 추기경은 '생명 존중'이라는 메시지를 중심으로 전하며 낙태죄 폐지에 관한 의견을 명확하게 드러내기도 했다.
그는 "최근에 낙태죄 폐지에 대한 사회적 논의도 활발하다"며 "그러나 어떠한 경우에도 교회는 약하고 힘없는 생명을 마음대로 없앨 권리는 누구에게도 없다고 분명하게 가르치고 있다"고 강조했다.
또 "생명의 가치를 존중하지 않는다면 더 이상 경제력이 없고 비생산적이고 무력한 사람, 병들고 노쇠한 사람은 제거돼도 좋다는 주장이 나올지 모른다"며 "정치인들은 행복한 사회의 근본 토대가 '생명 존중'임을 잊지 말기를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이날 미사에는 가족 단위, 연인 혹은 혼자 온 시민들이 모여 대강당을 가득 메웠다.
아내와 함께 미사에 참여하러 온 박모(65)씨는 "자정 미사에 참여하고 싶었으나 다소 시간이 늦은 감이 있어 아침 일찍 왔다"면서 "한 해의 마무리를 어렵고 소외된 사람들에 대한 메시지를 들으며 정리하는 게 의미있는 일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평소 성당에 자주 오지는 않지만 오늘만큼은 예배를 드리고 싶었다고 밝힌 취준생 이모(27)씨는 "마음이 외로운 시기에 성탄절을 맞아 심적 위로를 받기 위해 찾아왔다"며 "많은 사람들 속에 섞여 고요히 예배를 드리니 에너지가 생기는 기분"이라고 답했다.
명동성당은 이날 낮 12시에도 염 추기경이 집전하는 미사를 진행할 계획이다.
개신교회에서도 성탄 예배를 거행한다. 서울 광화문광장의 중앙광장에서는 오후 3시에 고난받는 이들과 함께하는 연합예배준비위원회가 진행하는 '고난받는 이들과 함께하는 성탄절 연합예배'가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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