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작구 방문간호사, 집안방치 60대노인 구해

기사등록 2017/12/22 14:14:29
【서울=뉴시스】박대로 기자 = 동작구 방문간호사가 집안에 홀로 방치된 60대 노인을 구했다.

 22일 구에 따르면 2015년부터 3년째 상도1동을 책임지고 있는 방문간호사 김승신(57)씨는 최근 상도1동 내 한 임대아파트에 거주중인 강모(65)씨를 만났다.

 강씨는 피골이 상접한 채 허름한 내복 차림에 비틀거리며 겨우 문을 열어 줬다고 김 간호사는 전했다.

 강씨는 이사 온지 며칠이 지났지만 짐을 풀지 못한 채 얇은 이불만 깔아 놓은 상태였다. 휴대용 가스레인지로 끓인 라면으로 끼니를 때웠다.

 그동안 강씨를 돌봐주던 보호자마저 암 말기로 투병 중이어서 그를 돌봐줄 사람들의 발길이 끊겨 있었다. 오래 전부터 고혈압과 당뇨를 앓았지만 장기간 병원에 가지 않아 투약을 못하는 등 사실상 방치되고 있었다.

 김 간호사는 건강면접조사지로 건강상태와 복지요구도를 확인했다. 혈압과 당뇨수치가 높게 나와 관리방법을 안내했다. 담당 복지플래너와 함께 외부자원을 연계해 밑반찬과 이불 등을 제공하는 한편 집안에 가스레인지를 설치했다. 자원봉사자를 통해 짐정리를 도왔다.

 며칠 뒤 김 간호사가 재차 방문을 했을 때 혈압이 250/120㎜Hg로 높게 나왔다. 김 간호사는 동 주민센터 행정차량으로 강씨를 개인병원에 이송한 후 진료를 받게 했다.
 
 그결과 강씨의 혈압과 당뇨 수치가 차츰 안정을 찾았다. 김 간호사는 정확한 건강상태를 확인하기 위해 보라매병원에 초기진료비를 신청했다. 정밀 진단 결과 뇌경색 후유증과 치매의심 판정을 받았다. 뇌경색은 시간이 많이 흘러 이미 치료가 불가능한 상태였다.

 김 간호사는 치매관리를 위해 동작구치매지원센터에 의뢰했다. 가사 간병 서비스를 신청해 혼자 생활할 때 불편을 겪지 않게끔 했다. 향후 노인장기요양보험 서비스도 연계할 예정이다.

 강씨는 "만약 방문간호사를 만나지 못했다면 나는 지금 이 세상에 없을지도 모른다"며 "동작구로 이사 온 건 정말 잘한 선택"이라고 말했다.

 모현희 보건소장은 "동별로 배치된 방문간호사들이야말로 지역주민들의 든든한 사회안전망"이라며 "앞으로도 많은 주민들을 만나고 도움을 주면서 지역의 복지수준을 높이겠다"고 말했다.

 동작구는 올해 '찾아가는 어르신 방문건강관리사업'을 통해 5472명에게 3098건의 보건·복지서비스를 연계했다.

 daero@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