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학수 前부회장, '이건희 평전 명예훼손' 2심도 패소

기사등록 2017/12/15 14:43:54
【서울=뉴시스】 이학수 전 삼성 부회장 <뉴시스 자료사진>
이학수, "책 내용 허위" 저자 상대 손해배상 소송
법원 "평전에 비판적 내용도 기재되는 건 당연"

【서울=뉴시스】이혜원 기자 = 이학수(71) 전 삼성전자 부회장이 이건희(75) 삼성전자 회장의 평전 '이건희 전(傳)'에 자신에 관한 허위사실이 담겨 명예를 훼손당했다고 소송을 냈지만 항소심도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서울고법 민사13부(부장판사 조한창)는 15일 이 전 부회장이 저자 심정택(57)씨와 출판사 메가스터디를 상대로 낸 4억원 규모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원심과 같이 원고 패소 판결했다.

 재판부는 "평전은 사람의 일생에 대한 사실적 내용을 적고 이에 대한 작가의 의견이나 세간의 평가를 적은 책"이라며 "좋은 내용 뿐 만 아니라 비판적이거나 당사자 마음에 들지 않는 내용이 기재되는 것이 당연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 전 부회장은 사실상 공인의 지위에 있는 사람으로 비판적 평가를 감수할 위치에 있다"며 "책 전체 분량 400쪽 중 이 전 부회장에 대한 평가는 5~6쪽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 전 부회장이 허위사실이라고 주장한 부분은 독자가 이 전 부회장 생각과 달리 볼 여지가 충분히 있다"며 "사실 관계로 볼 상당성도 있어 허위라고 인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삼성그룹 대외협력단에서 근무한 경력이 있는 심씨는 지난해 3월 이 전 부회장 관련 내용이 일부 담긴 이 회장 평전을 냈다.

 책에는 2005~2006년 삼성생명 부동산팀이 이 회장 개인 부동산을 사들이면서 이 전 부회장의 강남 부동산 매입도 함께 추진했다거나, 이 전 부회장이 2006~2007년 홍석현(68) 중앙일보 회장을 총리로 만들 계획을 갖고 있었다는 등의 내용이 담겨있다.

 또 2008년 삼성특검에서 드러난 차명 비자금 4조원의 사용·배분을 둘러싸고 이 회장과 이 전 부회장이 갈등을 벌이다 이 회장이 심근경색으로 쓰러졌다는 분석도 담았다.

 이에 이 전 부회장은 책 속에 나오는 내용이 허위이며 자신의 명예를 훼손당했다며 이 소송을 제기했다.

 하지만 1심 재판부는 "존재 여부를 판단할 수 있는 사실 관계에 관한 주장"이라며 "허위 사실 적시로 보기 어렵다"며 이 전 부회장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hey1@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