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거래소, 무늬만 가상화폐 거래소株 '손 본다'

기사등록 2017/12/11 15:45:00
【서울=뉴시스】추상철 기자 = 미국 시카고 옵션거래소(CBOE)에서 첫 비트코인 선물 거래가 시작된 11일 오전 서울 중구 가상화폐 거래소인 빗썸에 설치된 가상화폐 전광판에는 비트코인을 비롯한 각종 가상화폐 가격이 일제히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2017.12.11. scchoo@newsis.com
"집중 모니터링 中…가상화폐 거래소 수익 규모 전수 조사 계획"

【서울=뉴시스】 이진영 기자 = 한국거래소가 '무늬만 가상화폐 거래소주(株)'에 대해 본격적인 손보기에 나선다.

한국거래소 관계자는 11일 뉴시스 기자와 만나 "상장사들이 요즘 너도나도 가상화폐 거래소 설립에 나서고 있다"며 "공시나 풍문 등을 이용해 실체 없이 주가 띄우기가 있는지 가상화폐 거래소 테마주를 집중 모니터링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또 "전문 투자자뿐 아니라 주부부터 초등학생까지 너도나도 가상화폐 투자에 뛰어들고 있다"며 "시중에 설립된 가상화폐 거래소가 실제로 수수료로 얼마나 버는지도 모두 조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무늬만 가상화폐 거래소주(株)에 대한 손보기에 앞서 가상화폐 거래소의 전수조사 실시를 예고한 것이다.

실제 무늬만 가상화폐 거래소주가 투자자를 현혹시키고 있다.

앞서 한국거래소는 지난 8일 소프트웨어 개발 및 공급업체 퓨쳐스트림네트웍스에 최근 주가 급등에 대한 조회공시를 요구했다. 퓨쳐스트림네트웍스가 가상화폐 거래소 '코인원'과의 지분설로 지난 7, 8일 상한가를 쳤기 때문이다. 이에 퓨쳐스트림네트웍스는 이날 오후 2시 16분 "코인원과 직접적 지분 관계나 사업 연관성이 없다"고 답변했다. 이에 따라 퓨쳐스트림네트웍스 주가는 이날 다시 30% 가까이 빠졌다.

정부가 가상화폐 투자 규제에 나설 움직임을 보이는 가운데 한국거래소도 본격 집중 모니터링에 나서며 한국에 부는 가상화폐 투자 광풍 잡기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는 분석이다.

법무부를 중심으로 한 정부의 '가상화폐 테스크포스(TF)' 팀은 이번 주 회의를 열고 최근 비정상적 가상통화 시장 움직임에 대한 규제안을 논의할 계획이다. 금융위원회도 가상화폐는 화폐가 아닌 만큼 가상화폐를 기초로 한 선물 거래를 금지하며 증권업계에 거래 불허 방침을 통보한 바 있다.

임상국 KB증권 종목분석팀장은 "코스닥 기업들이 최근 가상화폐 거래소 사업에 너도나도 진출하고 있다"며 "충분한 서버량, 안전창치 등을 잘 갖춘 거래소를 만들 수 있는지를 잘 점검해 투자 접근을 해야 한다"라고 설명했다.

임 팀장은 이어 "투자자들이 가상화폐 기반 기술인 블록체인보다, 희귀한 투자 상품일 뿐인 가상화폐 자체에만 관심이 쏠려 있다는 것이 안타깝다"며 "외국의 경우 가상화폐 가격 급등과 함께 4차 산업혁명의 핵심 기술 중의 하나인 블록체인 기술을 보유한 기업들을 중심으로 주가가 급등했는데 한국에는 그럴만한 기업이 드물다 보니 가상화폐 거래소 사업 관련주로 쏠린 것으로 보인다"라고 덧붙였다.

 mint@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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