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에르도안 대통령은 의회 연설에서 "그런 조치가 취해지는 즉시 터키는 이스라엘과 외교적 관계를 단절할 것"이라고 언명했다. 이어 대통령은 예루살렘 인정 저지를 위해 이슬람협력기구(OIC) 정상회의를 소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터키는 이슬람 국가 중 전쟁 후 협상으로 외교 관계를 맺은 이집트를 제외하고 이스라엘과 외교관계를 가진 거의 유일한 국가다. 상당한 우의를 교환하던 양국은 2009년 봉쇄된 가자 지구에 구호 물품을 전하려던 터키 민간선박을 이스라엘군이 일망타진하며 9명을 살해한 후 얼어붙었으나 2년 전 다시 외교관계가 복구됐다.
한편 이스라엘은 예루살렘을 수도로 간주하고 있다. 예루살렘의 지위는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간의 협상을 통해 결정되어야 한다는 국제 사회의 의사와 배치된다.
예루살렘의 동반부인 동예루살렘은 1967년 중동전쟁으로 이스라엘이 점령한 네 곳 중 한 곳이다. 이스라엘은 점령지에는 점령국이 정착촌을 세워서는 안 된다는 국제법을 어기고 점령지 서안지구와 함께 정착촌을 건설하고 있다.
팔레스타인은 국제 사회가 인정한 '2국가 해결책'으로 가능한 독립국을 세울 때 그 수도를 동예루살렘으로 상정하고 있어 이스라엘의 정착촌 건설을 맹렬히 반대해왔다. 동예루살렘에는 이슬람 세계를 대표해 요르단이 관리해온 이슬람의 3번째 성지가 유대교 최대 성지와 함께 병존해 충돌을 초래하곤 했다.
미국의 오바마 정권은 '2국가 해결책' 및 동예루살렘에 대한 팔레스타인의 권리 주장에 우호적인 입장을 가졌으나 트럼프 대통령은 대선 유세 때부터 이런 기조를 뒤집을 뜻을 비쳤다.
취임 후 아직까지 팔레스타인 독립국가가 포함되는 '2국가 해결책'에 대한 용인을 공개 표명하지 않았던 트럼프는 지난주부터 대선 공약인 '예루살렘의 이스라엘 수도 인정 및 미 대사관 이전' 조치를 거론해 논란을 일으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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