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조인우 기자 = 예멘 내전에서 반군 일부를 이끄는 알리 압둘라 살레 전 예멘 대통령이 정부군을 지원하는 사우디아라비아 주도의 연합군에 회담을 제안하면서 3년 째 이어지는 예멘 내전이 새 국면을 맞을 전망이다.
2일(현지시간) AFP통신 등에 따르면 살레 대통령은 이날 방송연설에서 사우디 연합군을 향해 "이웃 국가의 형제들에게 침략을 중지하고 국경 봉쇄를 해제할 것을 촉구한다"면서 "그렇다면 우리는 (갈등의)페이지를 넘길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공습이 끝나고 봉쇄가 해제되면 우리는 의회로 대표되는 정당한 권력을 통해 직접 대화에 나설 것을 맹세한다"고 강조했다.
이는 살레 전 대통령이 이끄는 반군 일부와 예멘 후티반군 간 분열이 본격화하고 있음을 드러낸다.
압드라부 만수르 하디 예멘 대통령이 이끄는 정부군과 대립하는 데 손을 잡았던 이들 사이의 갈등은 지난달 29일 수면 위로 떠올랐다.
살레 전 대통령의 지지자들은 후티 반군이 수도 사나의 주요 사원 단지에 무단침입했다고 주장했다. 살레 전 대통령의 친인척이 살고 있는 사나의 남부 교외 지역에서는 폭발과 총격 사건도 발생해 최소 40여명의 사상자가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갈등 해결을 위해 1일 진행한 회담에서도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충돌이 이어졌다. 살레 전 대통령은 후티가 반군 내 권력을 독점하려고 한다고 비난하고 있고, 후티 반군은 살레 전 대통령이 사우디와 의심스러운 접촉을 했다며 반역죄를 주장했다.
살레 전 대통령은 연설에서 후티 반군이 자신의 정당인 '대국민회의(General People’s Gongress)'에 "격한 폭행"을 저질렀다고 비난했다.
이에 후티 반군은 공식 채널 알-마시라 TV를 통해 살레 전 대통령이 "동맹을 배신하는 쿠데타를 일으켰다"며 "그의 연설은 침략에 반대하는 사람들의 속임수를 그대로 노출했다"고 반박했다.
한편 사우디는 국영통신 SPA를 통해 "살레 전 대통령의 국민과 함께하겠다는 결정은 이란에 충성하는 후티로부터 예멘을 해방시킬 것"이라며 그의 제안을 환영하고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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