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진이 일어난 경북 포항의 12개 수능 시험장의 분위기는 유독 긴장감이 고조됐다. 혹시라도 시험 중에 여진이 발생할까 봐 걱정돼서다.
실제 포항지역은 전날 밤 10시15분 규모 2.0의 여진이 발생하기도 했다.
23일 경북도교육청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8시40분부터 포항 수능 시험지구 12개 고사장에서 수험생 5509명이 응시한 가운데 시험이 일제히 시작됐다.
포항고, 포항 장성고, 대동고, 포항여고 등 4개 시험장에 배정된 수험생 2045명은 예정대로 포항 남구의 포항제철중, 오천고, 포항 포은중, 포항 이동중으로 고사장을 옮겨 시험에 들어갔다.
다행히 이날 발생한 지진은 규모가 작아 수험생들에게는 영향을 끼치지 않았다.
하지만 진동을 느꼈다는 신고가 기상청에 접수되기도 했다. 이날까지 포항지진의 1.0이상 여진은 총 336회로 늘어났다.
경북수능상황본부는 미세한 규모 지진이어서 시험을 중단하지 않았다.
수능상황본부 관계자는 "시험을 치르는 데 아무 문제가 없고 놀란 학생도 없었다"고 밝혔다.
한전 관계자는 "선로 설비 이상으로 순간적으로 전압이 떨어져 일어난 현상"이라고 밝혔다.
고사장 내 수험생은 정상적으로 시험을 치렀다. 고사장 인근 마트에서도 이런 현상이 일어났다.
마트를 찾은 고객들은 조명 깜빡임 현상과 엘리베이터가 멈추는 상황이 반복해 일어나자 불안함을 느끼기도 했다.
김 부총리는 수능 시험의 원활한 진행을 위해 포항지역에 지휘소(CP)를 운영하도록 지시하는 등 만일의 사태에 대비했다.
김 부총리는 "수능은 학생들의 미래를 결정하는 과정이자 척도이다. 학생들이 수능에서 마지막까지 실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돕는 게 우리의 본분"이라며 "마지막까지 빈틈없이 잘 치러질 수 있도록 함께 해달라"고 말했다.
이날 오후 5시40분께 5교시 제2외국어와 한문시험이 종료되면서 수능이 완전히 마무리되자 수험생들은 줄줄이 고사장 밖으로 나왔다. 고사장을 빠져나오는 수험생들의 얼굴에는 희비가 엇갈렸다.
이동고에서 수능시험을 본 김모(18)군은 "1교시부터 생각보다 난이도가 높아 당황했다"면서 "지진이 날까 봐 신경 쓰여 제 실력을 발휘하기가 어려웠다"고 말했다.
한편 수험생들이 치른 한국사와 사회, 과학, 직업탐구영역 문제지와 답안지는 이날 오후 8시10분, 제2외국어와 한문영역은 오후 9시43분에 한국교육과정평가원 홈페이지 등을 통해 공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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