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최선윤 기자 = 최근 한국인 85명이 미국 애틀랜타에서 무더기로 입국을 거부당했다. 도대체 어떤 이유로 거부됐는지 관심이 쏠린다.
22일 외교부에 따르면 지난 20일 전자여행허가제(ESTA)로 애틀랜타 공항을 통해 미국에 입국하려던 한국인 85명이 입국을 거부당해 한국으로 출국 조치됐다.
이들의 집단입국거부 사유는 체류목적이 불분명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85명은 한 명상단체 회원으로 한국에서 시작해 이미 40여개국에 센터가 있는 단체다.
이들 중에는 65세 이상의 노년층이 상당수 포함됐는데 일부가 입국심사 과정에서 미국 내 농장에서 농작물을 길러 팔겠다고 말한 것이 발단이 된 것으로 전해졌다. 또 이들은 입국 후 거주지 주소를 모두가 동일하게 기입했지만 가공의 주소지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주애틀랜타총영사관은 미국 CBP를 통해 입국 거부 경위 파악을 하고, 관련 내용에 대한 대국민 홍보를 진행할 예정이다.
미국 입국 거부 사례는 이번 뿐 아니다. 지난 2월 호주 브리즈번에서 미국 뉴욕으로 가던 한국인 1명이 경유지인 하와이에서 미국 입국을 거부당하기도 했다. 미국의 경우 매년 10여 건 이내의 입국거부 사례가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미 국토안보부 산하 교통안전청(TSA)은 미국에 들어오는 항공편 입국자에 대한 보안규정을 강화했다. 이에 따라 지난달 26일부터는 미국으로 출국하는 경우에 공항 인터뷰까지 추가했다. 입국거부 사례가 더 많아질 수 있는 상황이다.
◇미국 여행 주의사항…비자 믿었다가는 낭패
우선 ESTA 및 미국비자는 미국 입국을 보장하지 않는다. 또 2010년 이후 이란, 이라크, 수단, 시리아, 리비아, 소말리아, 예멘 등을 방문했거나 해당 국가 국적을 소유한 사람은 ESTA 승인으로 미국 입국이 불가능하다. 이 때문에 이미 ESTA 승인을 받았어도 반드시 별도의 미국 비자를 발급 받아야 한다.
또 여행에 18세 미만 미성년자를 동반할 경우 준비해야 할 서류가 있다. 부모와 함께 입국할 경우, 부모임을 입증할 수 있는 주민등록등본 등의 서류가 필요하다. 부모 중 한 사람과 동반해 입국할 시에는 동반하지 않는 부 또는 모의 영문동의서가 있어야 한다. 이혼한 부모 중 한 사람이 동반해 입국할 경우에는 동반하는 부 또는 모가 양육권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증빙해야 한다.
게다가 미국 방문 시 언어소통의 문제점을 이용해 비자 변경 등의 사기 사건이 발생하는 경우가 있어 신중한 대처가 요구된다. 사건 발생 시 지역 한인회, 봉사 센터, 또는 변호사를 통해 정상적인 절차로 대처하는 것이 좋다.
아울러 미국은 한국보다 음주운전에 대한 처벌이 엄하고, 음주단속 및 처벌을 강화하는 추세다. 이 때문에 음주 시에는 대리운전이나 택시를 이용한 귀가가 최선이다. 차량에는 어떠한 술병도 있어서는 안되며, 만약 술을 구입해 이동할 경우에는 차량 트렁크에 넣어 이동해야 한다.
실제로 음주운전으로 물의를 일으켰던 강정호(피츠버그)는 미국으로부터 비자발급이 거부돼 2017시즌을 아예 뛰지 못했다.
운전 중 신호위반이나 속도위반 등으로 경찰의 제지를 받을 시, 차에서 내리거나 경찰에게 항의하는 행동을 할 경우 현장 체포당할 수 있다. 이로 인해 경찰의 지시 없이는 차량에서 하차하지 말고, 경찰의 요구 사항에 따라서 행동을 하면 된다.
유의해야 할 지역으로는 시애틀, 샌프란시스코, 시카고 등이 있다.
시애틀 시내 주요 관광명소인 차이나 타운(China Town), 파이어니어 스퀘어(Pioneer Square), 세이프코 필드(Safeco Field) 일대는 현지 사정에 익숙하지 않은 여행자들에게는 위험할 수 있다. 혼자 다니거나 일몰 후에 다니는 것을 자제해야 한다.
최근 들어 샌프란시스코에선 차량 털이와 파손 범죄가 큰 폭으로 증가하고 있다. 이러한 피해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잠깐이라도 차에 귀중품을 두고 내리는 경우가 없어야 한다.
시카고 남부 흑인밀집지역은 시카고 전체 총기살인사건의 90%(2016년 살인사건 760건)가 발생하는 지역으로 치안이 불안한 지역이다. 주로 흑인 갱단에 의한 총기사고가 빈발하고 있으니 출입을 피하는 것이 좋다.
한편, 앞서 지난달 18일 트럼프 대통령 방한에 반대하기 위해 결성된 청년단체 '방탄청년단'은 25일 미국을 방문할 예정이었으나 출국 당일 유나이티드 항공사를 통해 입국 거부 입장을 통보받았다.
국토교통부와 항공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26일부터 미국행 여객기 탑승객에 대한 보안 검색이 강화됐다. 미 교통안전청(TSA) 요청에 따른 것이다.
모든 미국행 승객은 공항 카운터에서 미국 방문 목적과 현지 체류 주소 등 보안 질의응답을 거쳐야 해 수속 시간이 1~2시간 더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에서 보안검색 강화는 델타항공, 아메리칸항공 등 미국 국적기와 미국령인 괌·사이판 등에 취항하는 국내 저가항공사(LCC)부터 적용됐다.
미국 운항횟수가 많은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내년 1월 인천공항 제2터미널이 완공되면 설비 이전 등이 다시 필요할 수 있어 그때까지 시행 유예를 TSA에 요청했지만, 아직 정확한 답변을 받지 못한 상태다.
추가된 인터뷰 내용은 여행 목적, 체류 기간, 현지 주소 등에 대한 질의 응답이다. 테러 등에 대비해 수상한 사람을 걸러내기 위한 절차로 수사기관에서 사용하는 일종의 ‘프로파일링 기법’이 사용된다. 답변이 부정확한 경우 탑승 전 격리된 공간에서 다시 정밀 검색을 받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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