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조인우 기자 = 아델 알주바이르 사우디아라비아 외무장관이 "이란이 테러리즘을 지원하고 있다"며 "국제사회 차원에서 강력한 신규 제재를 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9일(현지시간) 알주바이르 장관은 CNBC와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이란의 테러 지원 혐의와 탄도미사일 관련 유엔 안보리 결의안 위반에 대한 국제사회의 제재를 보고 싶다"고 말했다.
알주바이르 장관은 사우디와 이란의 전면전 가능성에 대한 질문에 "그러지 않기를 바란다"면서 "국제사회가 이란을 다루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이란의 테러와 탄도미사일 프로그램을 지원하는 핵협정(JCPOA·포괄적공동행동계획)을 개정하는 하는 것"이라고 답했다.
그는 현행 핵협정에 대해 "약하다"면서 "이 상태라면 이란이 몇 주 만에 핵 무기를 개발할 수 있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어 "사찰을 담당하는 국제원자력기구(IAEA)가 훨씬 더 강력한 직무를 수행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앞서 지난 4일 예멘의 후티 반군이 사우디 리야드를 향해 탄도미사일을 발사한 것을 계기로 사우디와 이란 간 갈등이 촉발됐다. 사우디는 이를 '전쟁 행위’라고 규정하며 이란과 이란이 지원하는 레바논 무장정파 헤즈볼라가 후티 반군의 배후라고 주장하고 있다. 이란은 이를 근거 없는 주장이라고 반박했다.
이에 대한 대응으로 예멘 내전에서 왕당파를 지원하는 사우디 주도의 연합군은 예멘의 육해공을 봉쇄하고 다양한 테러 활동을 실행 및 지원한 혐의를 받고 있는 예멘인 40명 명단과 현상금을 발표했다.
같은 날 사드 하리리 레바논 총리의 갑작스러운 사임도 사우디와 이란 간 갈등에 기름을 부었다. 하리리 총리는 이란이 헤즈볼라를 통해 레바논 내정을 장악하려고 한다면서 사임 의사를 밝혔다.
하리리 총리는 레바논과 사우디 이중국적자로 사우디 수니파의 지원을 받고 있다. 이란은 이를 부인했고 헤즈볼라역시 사우디가 압력을 가한 결과라고 반박하고 나섰다.
이에 따라 레바논이 양국 간 전장이 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도 제기되고 있다. 알주바이르 장관은 현재 레바논이 처한 상황을 "불행"이라고 표현하면서 "헤즈볼라가 레바논의 시스템을 방해하고 하리리 총리 앞에 장벽을 세웠다"고 비난했다.
그는 "헤즈볼라에 대처하는 다양한 방법을 찾고 있다"며 "레바논이 사우디에 해를 끼치는 기반국가로 내버려 둘 수 없으며 레바논 국민이 헤즈볼라의 발 밑에서 나올 수 있도록 돕고 싶다"고 덧붙였다.
한편 사우디는 실세 모하메드 빈 살만 왕세자의 주도 하에 반(反)부패위원회를 출범해 왕자 11명, 전현직 장관 및 기업가 수백명을 구금하고 은행계좌를 동결하는 등 부패 혐의에 철퇴를 내리고 있다. 이는 왕위 계승을 앞둔 빈 살만 왕세자의 권력 공고화 작업의 일환으로 해석된다.
이에 알주바이르 장관은 "이번 조치로 사우디에 대한 외국인 투자자의 신뢰가 높아질 것을 기대한다"며 "왕자나 장관, 고위 관료도 부패 혐의에서는 보호받을 수 없다는 것을 분명히 한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검찰이 2년여 전부터 수사를 계속해 관련 혐의를 밝혀냈다"며 "부패한 곳에서는 정의를 얻을 수 없고, 투자를 할 수 없으며, 효율적이고 투명한 정부를 가질 수 없다. 우리는 국제사회가 사우디의 이러한 조치를 환영할 것이라고 본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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