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국 경제협의체 재편…교역액 최대 500억 달러 목표"
【자카르타(인도네시아)·서울=뉴시스】장윤희 김태규 기자 = 인도네시아를 국빈 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은 9일(현지시각) "양국 간 협력관계를 획기적으로 증가시키기 위한 신(新) 남방정책을 강력하고 본격적으로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의 한 호텔에서 열린 '한·인도네시아 비즈니스 라운드 테이블' 모두발언에서 "앞으로 아세안과의 관계를 4대국 수준으로 격상시킬 수 있도록 하겠다"며 이같이 밝혔다.
문 대통령은 "아세안은 우리 한국으로서는 두 번째 교역대상 국가다. 중국 다음으로 아세안"이라며 "한해 600만 명의 한국인이 동남아 지역을 방문하고 있을 정도로 우리 아세안은 한국 국민들이 가장 많이 방문하는 그런 나라이기도 하다"고 아세안과의 교역확대 필요성을 언급했다.
이어 "아세안은 6억이 넘는 인구 속 세계 금융위기 이후에 세계 경제가 침체된 가운데서도 지속적으로 5%, 6% 성장을 계속해오고 있다"며 "특히 인도네시아는 인구가 세계 4위이기 때문에 그 인구에 걸맞는 세계적인 경제대국으로 성장할 것이라고 저는 확신한다"고 덧붙였다.
문 대통령은 그러면서 "많은 인도네시아 국민들이 오고 있고 많은 한국 국민들이 인도네시아에서 서로 경제활동을 하고 있다"며 "이렇게 서로 국민들이 호의를 갖고 있고 또 서로 경제적으로 의존하고 있다는 것은 그만큼 양국관계를 더 획기적으로 발전시키라는 강력한 요구가 되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두 나라 정부가 의지를 갖더라도 결국은 협력을 확대해 나가야 되는 주체들은 바로 우리 경제인들이고 기업인들"이라며 "한국 기업인들, 인도네시아에 더 활발하게 진출하고, 더 많이 투자하고, 또 사업들 확대해 주기를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
문 대통령은 이어서 열린 '한국-인도네시아 비즈니스 포럼' 기조연설에서 인도네시아와의 6대 협력방안으로 ▲양국간 경제협력의 틀 복원 ▲경제협력분야 다각화 ▲기간산업 협력 강화 ▲사람중심 협력 ▲중소·중견기업 협력사업 ▲교역구조 전환 등을 밝혔다.
특히 문 대통령은 "인도네시아 정부가 아세안 최대의 자동차 생산·수출국이라는, 야심찬 비전을 추진하고 있다고 알고 있다. 한국이 최적의 파트너라고 자신 있게 말씀드린다"며 우리나라와 인도네시아 경제 협력 강화를 전방위로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특별히 협력을 강화하고 싶은 분야가 자동차산업이다. 한국은 세계 5위의 자동차 생산국이다. 세계 최고 수준의 가격 품질 경쟁력과 우수한 부품망을 보유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현재 인도네시아 자동차 시장은 일본 기업이 압도적 점유율을 기록하고 있다.
문 대통령은 경제협력의 틀 복원 관련 "한-인니경제협력위원회, 한-인니중소기업공동위원회 등 양국 장관이 참여하는 경제협의체들을 발전적으로 재편하겠다"면서 "양국 경제부처간 장·차관급 교류를 활성화하겠다. 경제협력 추진사항을 정기적으로 점검하고 양국 협력의 지평을 확대해가겠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문 대통령과 조코 위도도 인도네시아 대통령은 정상회담 자리에서 산업협력 양해각서(MOU)와 교통협력 및 보건의료협력 MOU를 체결하기로 했다.
문 대통령은 또 경제협력 분야 다각화에 대해서는 "그 동안의 제조업과 자원개발 분야를 넘어 4차 산업혁명, 방위산업, 환경산업, 교통, 보건 등 미래 전략분야로 확대해 나가기를 희망한다"며 "특히 방위산업분야는 차세대 전투기 공동개발사업(KFX/IFX) 추진, 잠수함 건조 등 양국 경제협력의 새 장을 열고 있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기간산업 분야 협력과 관련해 "한국 기업의 투자가 경공업에서 중화학 공업으로 확대되고 있지만 더 속도를 내겠다"며 "현재 한국 포스코와 국영 크라카타우 스틸 합작으로 추진되고 있는 제철소 증설과 롯데케미컬의 석유화학 플랜트 건설이 좋은 사례"라고 평했다.
특히 문 대통령은 이번 순방을 계기로 양국 정부가 자동차 산업 협력 강화를 위한 협의를 시작하고 전면적인 협력관계를 구축하기를 희망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또 사람중심 경제협력 확대에 대해서는 "조코 위도도 대통령은 취임 이후 저소득 주거지역 개선, 발전소 증설 등 국민의 삶의 질을 높이는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한국 정부는 이에 적극 협력할 것"이라며 "이미 양국은 찌레본 1 발전소 같은 여러 발전사업을 성공적으로 추진 중이다. 한국이 참여한 발전소는 인도네시아에서 가장 효율이 높고 고장이 없는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며 신재생 에너지 협력, 경전철, 서민주택, 상하수도 협력 강화를 강조했다.
양국 중소·중견기업 협력사원 지원 부분에 대해서는 "양국 간 경제협력이 장기적으로 확대 발전하기 위해 대기업뿐만 아니라 중소·중견기업이 협력의 주체가 되어야 한다"면서 "한국은 이미 생산현장애로기술지도(TASK) 사업을 통해 한국의 산업기술을 인도네시아 중소기업과 공유하는 협력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이를 더욱 강화하고, 중소기업의 경제협력을 지원하는 지원기관의 예산과 인력 규모도 확대하겠다"며 "아울러 중소기업들의 통관 및 물류비용을 줄여주기 위해 양국 간 통관 간소화 협정을 체결할 것도 제안한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마지막으로 "교역품목 확대를 통해 전체 교역규모가 더 커지게 하겠다. 교역품목을 경기변동에 민감한 화석 연료와 기초 원자재에서 꾸준히 교역할 수 있는 기계, 소재·부품, 소비재로 늘려가겠다"며 "인도네시아가 자랑하는 팜오일, 농산물 등 친환경상품 교역도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이를 통해 양국 간 교역액을 2022년까지 300억불 수준으로 확대하고 장기적으로는 500억불 이상을 목표로 삼겠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마무리 발언으로 "한국 정부는 아세안과의 협력관계를 획기적으로 발전시켜나가기 위한 신(新)남방정책을 강력하게 추진하고자 한다"고 산업부터 문화 교류까지 다양한 양국 협력을 거듭 당부했다.
문 대통령은 "이를 통해 사람과 사람, 마음과 마음이 이어지는 '사람(People) 공동체', 안보협력을 통해 아시아 평화에 기여하는 '평화(Peace)공동체', 호혜적 경제협력을 통해 함께 잘사는 '상생번영(Prosperity) 공동체'를 함께 만들어 가기를 희망한다"며 "저는 아세안과의 협력을 인도네시아에서 시작하게 된 것을 아주 기쁘게 생각한다. 아세안과 한국의 깊은 협력이 인도네시아와 한국의 교류협력을 더욱 강화하는 촉진제가 될 것"이라고 발전적 관계를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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