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안부 기록물, 日 압력에 유네스코 기록유산 등재 보류 결정

기사등록 2017/10/31 07:00:17
【서울=뉴시스】고승민 기자 = 25일 오후 서울 종로구 옛 주한일본대사관 앞에서 열린 제1306차 일본군 성노예제 문제해결을 위한 정기 수요시위에서 소녀상에 무릎담요가 둘러져 있다. 2017.10.25. kkssmm99@newsis.com

【서울=뉴시스】오애리 기자 = 한국과 중국 등 8개국이 공동신청한 일본군 위안부 기록물의 유네스코(유엔교육과학문화기구·UNESCO) 세계기록유산 등재가 예상대로 일본의 압력에 밀려 결국 보류됐다. 이는 위안부 기록물의 등재를 막기 위해 총력을 기울여온 일본의 승리이자, 우리 정부에게는 외교전의 쓰라린 실패 결과라 하겠다.
 
 아사히 신문은 31일(현지시간 30일)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국제자문위원회(IAC·The International Advisory Committee)가 프랑스 파리에서 기록유산 등재 신청 심사를 진행한 결과 일본군 위안부 기록물의 등재를 보류하기로 결정했다고 보도했다.
 
 앞서 지난 27일 NHK, 마이니치 등은 IAC가 비공개회의에서 위안부 기록물의 등재를 보류하기로 했다고 보도한 바있다. 따라서 IAC의 의견을 이리나 보코바 사무총장이 받아들여 이날 등재 보류를 최종적으로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

  아사히는 유네스코가 일본군 위안부 자료들을 모두 '등재 보류'로 결정하면서 관련국들의 토론을 격려했다고 전했다.

 유네스코 집행위원회는 지난 18일 세계기록유산과 관련해 이견이 있을 경우 당사국간 대화를 촉구하고 의견이 모아질 때까지 최대 4년간 심사를 보류하는 결의(심사제도 개혁안)를 만장일치로 채택한 바있다. 새 제도의 적용은 2019년부터 적용되는데, 유네스코 기록유산 등재신청은 2년에 한번씩 이뤄진다.

 따라서 지난해 5월 세계기록유산 등재 신청을 한 위안부 자료가 올해 등재되지 못할 경우에는 새 제도를 적용받게 되고, 결국 일본의 강력한 반대에 부딛혀 사실상 등재가 어려워질 것이란 전망이 제기돼왔다.

 일본 정부는 그동안 유네스코 분담금 지급을 거부하면서까지 위안부 기록물이 세계기록유산의 심사 대상이 되는 것을 막기 위해 총력을 기울여왔다.

  일본은 유네스코에 미국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분담금을 지급하는 국가로, 그간 유네스코가 자국에게 불리한 결정을 할 때마다 분담금 지급을 연기하며 유네스코에게 압력을 가하는 수단으로 활용해 왔다. 특히 최근 미국이 유네스코 탈퇴를 선언한 이후에는 공식적으로 최대 분담금 지급국가가 돼 영향력이 이전보다 더 커졌다.  

 한편 우리나라 신청한 '조선왕실의 어보와 어책', '국채보상운동 기록물', 그리고 우리나라와 일본 민간단체가 공동신청한 '조선통신사' 기록물은 세계기록유산에 최종 등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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