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보 '천흥사 동종' 출토지 천안 아닌 광주로 표기 논란

기사등록 2017/10/30 15:00:00
【천안=뉴시스】이종익 기자 = 국보(제280호)인 '천흥사가 새겨진 천흥사 동종'은 높이 174.2㎝에 우리나라 옛 범종 가운데 고려 시대를 대표하는 동종으로, 국보 제280호(1993)로 지정돼 국립중앙박물관 3층 금속공예실에 전시돼 있다.  천흥사 동종은 천안시 성거읍 천흥리의 천흥사와 관련된 유물로, 국내 각종 역사 연구자료에 등장하고 있지만 국립중앙박물관은 30일 홈페이지를 통해 천흥사 동종의 출토지를 경기도 광주로 표기하고 있다.  2017.10.30. 007news@newsis.com
【천안=뉴시스】이종익 기자 = 국립중앙박물관이 소장 중인 충남 천안시 성거읍의 천흥사와 관련된 유물 중 국보로 지정된 '천흥사 동종'의 출토지가 천안이 아닌 경기도 광주로 표기돼 논란이 일고 있다.

 30일 국립중앙박물관에 따르면 높이 174.2㎝, 구경 95.5㎝의 '천흥사가 새겨진 천흥사 동종'은 우리나라 옛 범종 가운데 고려 시대를 대표하는 동종으로, 국보 제280호(1993)로 지정돼 현재 박물관 3층 금속공예실에 진품이 전시돼 있다.

 국립중앙박물관은 홈페이지를 통해 주요 소장품 소개에서 천흥사 동종의 출토지를 경기도 광주로 표기하고 있다.

 그러나 성거산 천흥사 동종은 지금은 폐사됐지만, 보물로 지정돼 보존되고 있는 '당간지주(보물99호)', '5층 석탑(보물354호)'과 함께 천안시 성거읍 천흥리의 천흥사와 관련된 유물로, 국내 각종 역사 연구자료에 등장하고 있다.

 1998년 국립문화재연구소가 발행한 문화유적분포지도(충남 천안시)에는 천안시 성거읍 천흥리 사찰 유물과 관련해 천흥사 종에 있는 명문 ‘성거산 천흥사 범종 통화이십팔년경술이월일(聖居山 天興寺鐘銘 統和二十八年庚戌二月日)’로 미뤄 1010년인 고려 현종 대에 이 사찰이 조영돼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명시하고 있다.

 사실상 성거산 천흥사 동종의 기록에 의해 이곳에 고려 시대에 천흥사가 존재했다는 것을 각종 연구자료 등으로 확인할 수 있다.

 당시 규모가 제법 큰 절이 있었음을 알 수 있는 사찰 경내에 남아있던 천흥사지 당간지주와 5층 석탑은 보물로 지정, 현재 천안시 성거읍 천흥리 일원에 보존돼 있다.

 천안시에 따르면 천흥사 동종은 조선 시대 현재 경기도 광주시인 남한산성에 옮겨져 산성의 성내에 성문 개폐와 비상 상황 시각을 알리는 종으로 시용(施用) 됐다고 한다.

【천안=뉴시스】이종익 기자 = 국보(제280호) '천흥사가 새겨진 천흥사 동종'은 높이 174.2㎝에 우리나라 옛 범종 가운데 고려 시대를 대표하는 동종으로, 국보 제280호(1993)로 지정돼 국립중앙박물관 3층 금속공예실에 전시돼 있다.  천흥사 동종은 천안시 성거읍 천흥리의 천흥사와 관련된 유물로, 국내 각종 역사 연구자료에 등장하고 있지만 국립중앙박물관은 30일 홈페이지를 통해 천흥사 동종의 출토지를 경기도 광주로 표기하고 있다.  2017.10.30. (사진=국립중앙박물관 홈페이지 캡쳐) 007news@newsis.com
조선 시대 초 천흥사가 폐사(1510)되면서 천흥사 동종은 인조 때 남한산성으로 옮겨졌고, 일제 강점기에 창경궁 이왕가박물관에 이어 현재는 국립중앙박물관에 소장됐다는 것이 천안시의 설명이다.

 결국, 천흥사 동종의 출토지가 현재 존재하는 성거산 천흥사지와 관련된 자료 등 이전 역사 기록은 무시된 채 마지막 소재지였던 경기도 광주로 기록된 셈이다.

 천안시 관계자는 "성거산 천흥사지는 각종 역사자료에 천안시 성거읍 천흥사가 유일하다. 천흥사 동종에 남아 있는 명문에서도 성거산 천흥사가 있는 것으로 보아, 당연히 천흥사 동종의 출토지는 천안이 맞다"며 "마지막 소재지와 출토지를 각각 표기하는 것도 하나의 방편"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국립중앙박물관 관계자는 "천흥사 동종과 관련된 기록은 경기도 광주에서 수집된 이왕가박물관 입수기록에 따라 출토지가 경기도 광주로 기록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007news@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