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부평 미군기지 '캠프 마켓' 부지내 다이옥신 오염 확인…반환 앞서 첫 공개

기사등록 2017/10/27 15:28:52
【세종=뉴시스】강종민 기자 = 안병옥 환경부 차관이 27일 오후 정부세종청사에서 반환 예정 미군기지인 캠프마켓의 토양에는 다이옥신류, 유류, 중금속, 테트라클로로에틸렌, 폴리클로리네이티드페닐 등이 지하수에서는 석유계총탄화수소와 트리클로로에틸렌이 검출됐다고 밝히고 있다. 2017.10.27. ppkjm@newsis.com

 한미 양측 오염 정화 조치 취하기로…부지 정화 책임 놓고 협상 필요
 환경차관 "기지주변 조사결과 다이옥신 제로에 가까워...주민건강 우려 안커" 


【세종=뉴시스】이인준 기자 = 환경부가 인천 부평 미군기지 '캠프마켓' 부지 내부에 대해 환경조사를 실시한 결과 토양과 지하수에서 다이옥신 등 1급발암 물질에 오염된 것으로 확인됐다.
 
 환경부는 한·미 양국간 합의에 따라 이 같은 내용의 캠프마켓 부지 내부 환경조사 결과를 공개한다고 27일 밝혔다.

 한·미 양측은 한미주둔군지위협정(SOFA) 협정에 따라 캠프마켓 일부 부지에 대한 반환절차를 진행 중이며 우리나라는 SOFA 공동환경평가절차에 따른 환경현장조사를 2015년 7월부터 2016년 3월까지, 2016년 6~9월 2차례 실시했다.
 
 우리 정부가 반환 협상이 진행중인 미군기지 내부 환경조사 결과를 한-미간 합의하에 반환에 앞서 미리 공개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조사 결과 토양에서는 다이옥신류, 유류, 중금속, 테트라클로로에틸렌, 폴리클로리네이티드비페닐 등의 오염이 발견됐다. 지하수에서는 석유계총탄화수소(TPH)와 트리클로로에틸렌(TCE)이 검출됐다.

 특히 1급 발암물질인 다이옥신류는 총 33개 조사지점 중 7개 조사지점에서 미국, 일본 등 일부 선진국에서 거주지 기준으로 통용되는 잔류허용량(1000pg-TEQ/g)을 초과해 검출됐다. 우리나라에는 다이옥신에 대한 잔류허용기준이 없어 토양환경이 가장 유사한 일본의 기준치를 고려했다는 게 환경부의 설명이다. 

 최고농도는 1만347pg-TEQ/g로 이 같은 잔류허용량의 10배 이상이다.검출 장소는 모두 부지 내에서 군수품재활용센터(DRMO)로 사용된 A구역(사진)이며, 환경부는 이 구역에서소각된 잔재물을 통해 토양이 오염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유류의 경우 석유계총탄화수소의 최고농도는 2만4904㎎/㎏, 벤젠 최고농도는 1.6㎎/㎏, 크실렌 최고농도는 18.0㎎/㎏로 나타났다.

 중금속은 구리 납, 비소, 아연, 니켈, 카드뮴, 6가크롬, 수은 등의 오염이 확인됐다. 납 최고농도는 5만1141.6㎎/㎏, 구리 최고 농도는 2만9234.2㎎/㎏로 나타났다.

 정부는 앞으로 지역 주민과 전문가 등의 의견을 적극적으로 수렴하여 최대한 빠른 시일 내에 기지 내 다이옥신류 등 오염토양에 대한 적절한 조치를 취해 나갈 예정이다.

 국방부 주한미군기지이전사업단은 지난 7월부터 환경정화 방법을 강구하기 위한 정부 용역을 추진 중이며, 내달 중 결과가 나오는 대로 지역 주민, 전문가 등을 상대로 공청회 등을 통해 정화 방식을 확정짓기로 했다. 주한미군측도 우리 정부가 필요한 조치를 할 수 있도록 협력하기로 했다.

다만 정화 책임 문제는 아직 풀리지 않은 상태다.

 정부에 따르면 이번 정보 공개는 한·미 양측이 올해 1월부터 추진한 환경정보 공개에 대한 협상을 통해 성사됐다. 

 정화 비용에 대한 문제는 별도의 협상을 진행하게 된다. 양측은 앞으로 토양·지하수 치유 책임을 놓고 추가적인 협상을 진행하게 된다. 환경부가 주한미군과 1차적인 협상을 시작하며, 여기서 합의가 되지 않을 경우 외교부, 국방부 등 전 부처가 공동을 참여하는 협상으로 확대된다.

 안병옥 환경부 차관은 "한·미 양측은 SOFA 채널을 통해 정보 공개에 관한 합의 노력을 지속해왔고, 이를 위해 환경부, 외교부, 국방부 등 관계부처는 긴밀히 협의해왔다"며 "앞으로도 SOFA 규정에 따라 캠프 마켓의 환경오염과 반환에 관해 주한미군측과의 건설적인 협의를 지속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환경부는 이번 캠프마켓 기지내 토양 다이옥신 오염으로 인한 인근 지역 주민에 대한 건강피해 우려는 없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안 차관은 "정부에서 확보하고 있는 자료에 따르면 기지 밖에서 측정된 다이옥신은 2012년 52.7pg-TEQ/g, 2015년 24.9pg-TEQ/g 등이며 다이옥신의 비산 오염 우려에 대해서도 최근 기지 주변 지역을 조사한 결과 거의 제로에 가까운 수치가 나왔다"며 "주민 건강피해에 대한 우려가 크다고 볼 수 없다"고 밝혔다.
 
 다만 안 차관은 "건강피해 가능성이 전혀 없다고 확신할 수 없기 때문에 추가 조사 필요성에 대해서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환경부는 또 현재 미군측과 반환 협상을 진행 중인 캠프마켓을 포함한 4곳의 부지 중 나머지 호비(동두천), 이글(원주), 롱(원주) 등 3곳의 경우 환경오염과 관계된 특이점은 발견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ijoinon@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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