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날 저녁 공항 관제탑은 여섯 번이나 계속해서 에어 캐나다 항공기를 향해 착륙하지 말라는 무전명령을 보냈다. 활주로에 다른 비행기가 있을지 모른다는 우려 때문이었다. 그러나 매번 이 지시에 대해서 조종사는 응답이 없었다.
마침내 관제탑은 조종사의 관심을 끌기 위해 창밖으로 적색 비상경고등을 켜고 비행기를 조준해 경고 신호를 보냈지만 그것도 소용이 없었다. 비행기는 결국 활주로에 착륙했고 조종사는 그제야 무전으로 그 동안 무전 장치에 고장이 있었다는 보고를 해왔다.
관제탑은 "분명히 그런 것 같았다"고 응답했다.
에어 캐나다는 지난 7월에도 140명의 승객을 태운 제트여객기가 이륙을 준비하고 있는 비행기 4대가 대기중인 유도로 위에 거의 착륙할 뻔한 일이 있었다. 이 때문에 FAA는 야간 착륙에 대한 새로운 규정을 추가하고 공항 관제탑의 인원을 확충하는 등 긴급 대책을 마련했다.
이번 22일의 사고는 몬트리올에서 샌프란시스코로 오는 에어버스 A320기가 일으켰다. FAA의 이언 그레고르 대변인에 따르면 이 비행기는 공항 도착 10km이전에 1차로 착륙을 위한 관제탑의 허가 명령을 받았고 조종사는 이 지시를 인지했다.
하지만 관제탑은 해당 활주로에 방금 착륙한 다른 비행기가 아직 활주로를 벗어나지 못하고 남아있을 가능성이 있어 먼저 내렸던 명령을 철회하기로 결정했다. 이에 관제탑은 "에어캐나다 781편"을 여러 번 호출한 뒤 조종사에게 착륙을 하지 말라는 명령을 내렸다.
관제탑 녹음 기록에는 에어 캐나다 항공기에게 35초 동안 6차례나 " 착륙하지 말고 돌아가라"며 다음 번에 내리도록 하라는 명령을 내린 것으로 되어 있다. 관제사는 회를 거듭할 수록 더 천천히, 힘을 주어 강조하며 지시를 했지만 거기에 대해 조종사는 전혀 응답이 없었다.
관제사는 이런 경우의 대응 매뉴얼에 따라 조종석을 향해서 "적색 경보광선"을 쏘아 보내며 착륙금지 신호를 했지만 조종사는 거기에 대해서 조차 반응이 없었다고 그레고르 대변인은 말했다.
결국 그 비행기는 저녁 9시 30분에 착륙했다. 착륙이후 조종사는 무선장치가 고장이었다고 보고해왔다. 관제탑의 레이더 기록에는 다행히도 캐나다 여객기가 착륙할 당시에는 이미 활주로에 있던 비행기가 모두 이동한 뒤였던 것으로 드러났다.
에어 캐나다 항공사는 자기들도 역시 이번 사건을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에어 캐나다는 7월 7일에도 항공기들이 대기 중인 유도로를 활주로로 착각해서 거의 지상에 근접한 저공비행을 하는 아슬아슬한 일도 있었다.
이 때문에 FAA는 활주로와 평행으로 나 있는 유도로에 대한 새로운 이용 규정을 만들어야 했다.
최근 항공편의 증가로 공항관제탑들은 더 이상 조종사들의 육안 착륙을 허용하지 않는다. 대신에 기계식 착륙 안내 시스템이나 통신위성을 이용한 통신장치로 항공기들이 정확한 활주로를 찾으 낼 수 있게 유도하고 있다.
미 FAA는 7월에 발생한 에어 캐나다의 사고 이후 야간근무 관제사를 1명에서 2명으로 늘리도록 규정을 변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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