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홍지은 기자 = 바른정당 소속 의원 중 다수가 최근 불거진 국민의당과 통합론에 대해 부정적인 시각을 갖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는 뉴시스가 24일 바른정당 소속 의원들을 상대로 한 전수조사에서 이같이 나타났다.
그간 바른정당을 두고 자유한국당은 보수통합을 고리로 러브콜을 해왔고, 국민의당은 안철수 대표를 중심으로 연대와 통합 이야기가 끊이지 않았다. 그러나 수도권과 영남이 주축인 바른정당 의원들이 국민의당 보다는 자유한국당 쪽에 관심이 큰 것으로 나타난 데에는 아무래도 호남을 텃밭으로 한 정당과 손잡는 것에 부담을 느끼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뉴시스 조사에서 20명 바른정당 의원 중 자유한국당과 보수통합을 지지한 의원은 9명,지방선거 때까지 자강의 필요성을 주장한 의원은 5명, 의사 표현을 피한 의원은 5명이었지만 국민의당과 통합을 지지한 의원은 단 1명뿐이었다.
국민의당과 통합을 지지한 이 의원은 이날 뉴시스와의 통화에서 "제일 중요한 것은 국민을 위한 중도실용 정당으로서 자리매김 하는 일"이라며 "이번 통합은 이념이나 지역주의를 뛰어넘고 동서통합의 계기가 될 것이고 향후 남은 선거구제 개편이나 개헌에서도 힘있게 추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이 의원의 주장에 대해 한국당과의 통합파 의원들은 부정적 견해를 피력했다. 한 의원은 "국민의당과 통합이 사실상 가능하겠는가"라고 반문한 뒤 "난관이 많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보수 통합파로 분류되는 다른 의원은 "지금 시점에서 국민의당과의 합당을 이야기하는 것은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격"이라며 "지난 대선 때면 모르겠지만 안철수 대표가 지금까지 보여준 모습을 보면 당의 수장으로서 주도하기엔 아쉬움이 크다. 국민의당은 정말 아닌 것 같다"고 선을 그었다.
또다른 의원도 "어설프게 국민의당과 뭘 하자고 하는 건 지방선거를 앞두고 급하게 일을 처리하는 것으로 비쳐진다"면서 "정치하는 사람은 중요한 현안에 입장이 있어야 하는데, 그와 같은 입장도 없이 뭘 하자는 건가"라고 반대 의사를 분명히 했다.
여기에다 지방선거 때까지의 자강론을 주장하는 한 의원마저 "국민의당과의 통합은 명분도 실현 가능성도 없다"며 "안보나 대북관과 관련해 두 당이 공유하는 기본적 가치가 다른 상황인데 무엇이 되겠냐"고 반문할 정도다.
중도진보 성향으로 햇볕정책의 계승자를 자처하는 데다 호남을 근거지로 한 국민의당과, 중도보수 성향에 영남과 수도권 의원들로 포진된 바른정당과의 화학적 결합이 쉽지 않다는 것을 짚은 것이다.
물론 의사 표현을 피한 5명 의원 중 국민의당과 통합을 바라는 의원들도 있을 수는 있지만 당내 대체적 분위기는 일단 국민의당과 연대하는 것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시각을 보이고 있는 셈이다.
이와 관련해 정치전문가 박상병 인하대 교수는 "바른정당 의원들의 통합에 대한 판단 기준은 정치적 이해관계와 명분, 비전으로 구분될 것"이라며 "대다수 의원이 호남정당으로 여겨지는 국민의당과는 추구하는 가치가 다르고 통합 후 정치적 성과를 만들기엔 근본적 한계가 있다고 보고 있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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