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 물림사고 예방책 봇물…가슴줄·입마개·펫택시 등

기사등록 2017/10/23 10:16:33
목줄 대신 가슴줄 착용, 입마개 적응훈련 철저
자주 짖어댈 경우 진동 또는 스프레이로 '경고'
애완견 전용택시 이용도 사람들 접촉 예방 방법

 【서울=뉴시스】박준호 기자 = 유명 한식당 '한일관'의 대표 김모(53·여)씨가 그룹 '슈퍼주니어' 멤버 최시원씨 가족 반려견에 물려 패혈증으로 사망한 가운데 반려견이 유발하는 갈등을 사전에 방지해야 한다는 요구가 봇물을 이루고 있다.

 사고 소식이 전해진 지난 20일 이후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동물보호법의 보완과 처벌강화를 요청하는 청원이 잇따르고 있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사고 당시 최씨의 반려견에 목줄이 채워지지 않은 사실이 알려지면서 이참에 목줄 대신 가슴줄을 착용시키는 견주의 인식 변화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대부분의 견주들은 반려견에 목줄을 채우지 않은 채 외출을 한다. 목줄을 잡아당길 때마다 반려견이 스트레스를 받을 것으로 우려하고 있기 때문이다. 일부에서는 동물학대로까지 인식하는 경우도 있다.

【서울=뉴시스】시중에서 판매되는 애견짖음방지 모델.

 전문가들도 목줄은 반려견에 적잖게 피해를 줄 수 있다고 지적한다.
 
 개의 목과 경추의 경우 몸 전체로 이어지는 척수가 있고 앞발의 신경이 시작하는 곳이기도 하다. 장기를 조절해주는 신경이 흐른다. 몸의 신진대사를 조절하는 갑상선도 목에 위치해 있다. 반려견을 자주 목줄로 당기면 갑상선이 심각한 충격을 받게 되고 심한 경우 에너지 저하, 체중 증가, 털 빠짐 등의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

 목줄이 머리로 흐르는 피와 림프의 흐름을 막고 앞발로 흐르는 신경을 방해할 수도 있다. 이 때문에 앞발을 절뚝거리거나 발바닥을 핥는 이상증상이 나타날 수 있고 심각하면 목뼈 부상에 시달릴 수도 있다.

 이같은 이유로 목줄(칼라) 대신 상대적으로 목에 부담이 없는 가슴줄(하네스)을 대안으로 권장하기도 한다. 

 마찬가지로 반려견에 대한 '입마개'도 갈등을 줄일 방지책이 될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권장한다. 특히 위협적인 반려견일수록 입마개는 학대가 아니라 사고를 예방하고 교육을 할 수 있는 수단이 된다는 것이다.

 반려견 행동전문가 강형욱씨는 자신의 홈페이지에 게재한 칼럼에서 "어떤 사람이든 공격하려고 달려드는 반려견을 보면 피하거나 놀라기 마련"이라며 "하지만 위협적인 행동으로 상황을 대처했던 반려견은 스트레스가 약간이라도 풀리게 되면 앞으로도 위협적인 행동으로 상황을 모면할 수 있다고 학습, 공격적인 행동은 더욱 강화된다"고 지적했다.

 이어 "문제가 생겼을 때 이빨을 사용하는 것으로 해결해봤고 이런 방식으로 지속적으로 문제를 해결했다면 그 반려견은 공격적으로 될 것"이라며 "모든 반려견에 입마개 적응훈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서울=뉴시스】반려동물 택시 서비스를 제공하는 한 업체의 광고.

 잦은 '짖음'으로 인한 신고나 민원이 잦아지면서 애견짖음방지기도 다양하게 활용되는 추세다.

 반려견이 짖을 때마다 견주가 물리적인 체벌이나 고통을 가하기보다는 반려견에 목걸이 형태의 센서를 부착시켜 짖을 때마다 진동이 울리도록 한다. 진동 대신 반려견의 건강에 무해한 향기를 내뿜도록 분사식 스프레이도 있다.

 반려견과 외출 시 지하철, 버스 등과 같은 대중교통 수단 대신 애완견 전용 택시를 이용하기도 한다. 이른바 '펫택시'서비스다. 많은 사람들과의 접촉을 피하면서 물림사고에 대비할 수 있고 애완견에 거부감을 갖거나 알레르기가 있는 사람들의 불쾌감도 덜어줄 수 있다.

 미국이나 영국 등에는 펫택시 서비스가 보편화돼있으며 우리나라는 1년 전부터 펫택시 서비스가 도입됐다. 현재 서울 강남에만 10여개 업체가 성업 중이다.
 
 요금은 일반 택시보다 다소 비싼 편이다. 대부분 펫택시 업체의 기본 요금은 8000원~1만원 안팎으로 일반 택시처럼 미터기 앱을 사용해 요금을 추가로 과금하는 편이다. 대신 택시 안에 대변패드, 물 등을 항상 비치하고 수시로 청소하며 청결한 상태를 유지하기 때문에 펫택시를 선호하는 견주들이 점점 늘고 있다.

 지방에서 펫택시 서비스 업체를 운영하는 성모씨는 "현행법상 애완견을 데리고 대중교통을 이용할 땐 케이지에 가둬야 하는데 견주들은 반려견을 자식처럼 여기기 때문에 케이지 안에 반려견이 갇히는 걸 싫어한다"며 "차라리 돈을 더 주고라도 택시를 타겠다는 견주가 많다. 앞으로 갈수록 펫택시에 대한 서비스 수요가 많아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pjh@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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