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혼이혼 늘어나는데…전남편 사망했다고 연금 못 받나

기사등록 2017/10/19 11:50:37
【전주=뉴시스】이인준 기자 = #1.  A씨는 이혼 후 남편의 가입기간 33년(391개월) 중 혼인기간인 27년(322개월)에 대해 분할연금을 신청했다. 매월 63만9000원이 A씨에게 지급됐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남편이 사망하자 분할연금 지급도 끊겼다. 

#2. B씨의 경우 분할연금 신청조차 얻지 못했다. 그는 남편과 10년간 결혼생활 후 관계를 정리했는데, 남편이 55세 때 사망, 수급자격을 획득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노년 황혼이혼 등 이혼하는 사람이 늘면서 분할연금을 신청하는 숫자도 매년 증가하며 2만명을 넘어섰다.

 하지만 지급조건이 까다로워 혜택이 극히 제한적이다.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19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김승희 자유한국당 의원과 권미혁 더불어민주당 의원에 따르면, 올해 7월 기준 2만2977명이 이혼으로 인한 분할연금을 수령하고 있다.
 
 분할연금은 1999년 가사·육아 등으로 소득이 없는 배우자가 이혼하더라도 노후소득을 보장하기 위한 취지에서 도입됐으나 잘 활용되지 않다가 최근 들어 급속히 늘고 있다. 아시아 1위, 경제개발협력기구(OECD) 34개국 중 9위 수준인 높은 이혼율 탓이다. 지난해 10만7328쌍이 이혼을 택했다.2013년 분할연금 수급자는 9835명에 불과했으나 최근 3년간 2배로 증가했다.

 문제는 분할연금 지급조건이 매우 까다롭다는 점이다.

 분할연금은 혼인 기간에 대한 기여를 인정해 국민연금 가입자의 노령연금액의 일부를 분할하여 받는 데 ▲혼인기간이 5년 이상 ▲배우자와의 이혼 ▲배우자였던자의 노령연금 수급권 취득 ▲본인이 60세에 도달할 경우 등 4가지를 모두 충족해야 한다.

 전배우자가 사망을 하거나 장애를 입어 노령연금 수급권을 취득하지 못할 경우 분할연금을 받지 못하게 된다.

 권미혁 의원은 "분할연금도 배우자의 독립적인 재산권으로 인정해 줘야 한다"며 "전배우자가 노령연금을 수급해야 분할연금 수급을 할 수 있는 조건을 바꿔야 하며, 분할연금을 신청할 수 있는 혼인기간 역시도 현실을 반영하여 짧게 단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승희 의원은 그동안 분할연금 제도에 대해 '연금액' 분할에만 논의가 치우쳐 있었다며, '연금권 분할', 특히 '가입기간 분할 적용'에 대한 논의로 전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영국의 경우 기초연금을 초과한 부분에대해 분할연금에 대해 배우자의 연금권을 분할해 당사자 명의의 연금권을 획득하는방법 등을 제도화 하고 있다.

 예를 들어 연금가입 경력이 없는 40대 중반의 이혼한 당사자는 전 배우자와 '연금액 분할'과 '연금권 분할' 중 선택할 수 있다.

 우리처럼 연금액을 나눠 가질 수도 있고, 연금권을 분할할 경우 이혼 후에 본인이 스스로 연금납입을 이어가면서 가입기간을 늘리면서 연금 수령액을 높이는 방법을 택할 수 있다.

 국회 입법조사처는 중년 부부가 이혼하는 경우, 이혼 후 노동시장으로 진입해 국민연금에 가입할 때 이혼 전 배우자의 연금 가입기간에 합산하는 것이 기초소득을 보장하는데 실제적 도움이 될 수 있으며, 연금가입기간을 분할하는 방안을 논의해야 한다고 밝혔다.

 김 의원은 “국민연금 가입기간 분할에 대한 논의를 포함시키기 위한 개정안을 준비 중"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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