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12월 국립해양문화재연구소 긴급탐사에서 청자접시 등 유물이 다량 발견돼 학술발굴의 필요성이 제기됐다.
태안(泰安)은 ‘태평해 안락하다’는 뜻과 달리 예로부터 해난사고가 잦은 곳이다. 고려와 조선 시대에는 세곡을 나르던 조운선의 무덤이었다. 조선 태조 4년(1392)~세조 1년(1455) 60여년 동안 선박 200척이 태안 안흥량에서 침몰했다.
이러한 ‘조선왕조실록’ 기록대로 태안에서는 2007년부터 고려 태안선과 마도 1·2·3호선, 조선 조운선인 마도 4호선(2015)이 잇달아 발견됐다.
당암포 해역 수중유적은 육지와 안면도를 나누는 안면운하의 출발점인 천수만 해역에 자리하고 있다. 안면도는 안면곶(安眠串)으로 불렸다. 곡식을 운반하는 선박이 좌초, 침몰해 쌀이 많이 썩었다는 ‘쌀썩은여’라는 지명이 남아 있을 정도로 항해가 어려운 지역이었다. 조선 인조 연간(1623~1649)에 안면곶을 안전하게 돌아가기 위해 천수만과 서해를 연결하는 안면운하를 건설했고 안면곶은 안면도라는 섬이 됐다.
조사해역에서 발견된 고려청자들은 1990년대 무안 도리포 해역에서 수중발굴한 14세기 고려 후기 청자들과 유사한 형태다. 안면운하가 개통된 17세기 이전 천수만 해역을 중심으로 이뤄진 해상활동을 보여 주는 유물이다. 과거 서해 항로의 무역활동과 해상교류를 알 수 있는 결정적 증거로 주목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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