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남 마지막 순간 "머리 움켜쥔채 엄청나게 땀흘려"

기사등록 2017/10/03 18:44:57

【서울=뉴시스】김정남이 지난 2월 13일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공항에서 신원 미상의 여성 2명에게 습격을 받은 후 남성 2명의 안내를 받으며 걸어서 공항 내 진료소로 향하고 있다. (사진출처: 아사히 TV캡쳐) 2017.10.03.

【서울=뉴시스】 김혜경 기자 = "김정남은 두 눈을 꼭 감은 채 자신의 머리를 움켜쥐고 있었다. 낯빛은 매우 붉었으며 엄청나게 땀을 흘리고 있었다."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이복형 김정남이 지난 2월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국제공항에서 독극물 공격을 받은 뒤 응급처치를 받은 공항 내 클리닉(진료소) 담당의사는 지난 2일 말레이시아에서 열린 관련 재판에서 사건 당시 김정남의 모습에 대해 이같이 증언했다.  

 3일(현지시간) 미국 CNN 보도에 따르면, 말레이시아 법원에서는 하루 전 김정남을 암살한 혐의로 기소된 2명의 여성인 인도네시아 국적인 시티 아이샤(25)와 베트남 국적의 도안티 흐엉(29)에 대한 재판이 열렸다. 이들 여성은 지난 2월13일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국제공항에서 손으로 김정남의 얼굴에 치명적인 신경작용제인 VX를 발라 사망에 이르게 한 혐의를 받고 있지만, 이날 재판에서 관련 혐의 일체를 부인했다.

 이날 재판에는 김정남이 독극물 공격 후 이동한 공항 내 진료소에서 김정남의 응급처치를 담당한 의사 닉 모스다 아즈룰도 출석해 당시 김정남의 상태에 대해 증언했다. 사건 당일 김정남은 직접 걸어서 공항 내 진료소로 이동해 도움을 요청했다.  

 당시 진료소에서는 김정남의 얼굴에서 '냄새가 없는 물같은 액체'를 닦아낸 것으로 이날 재판에서 알려졌다.

 진료소 의사인 닉 모흐드 아즈룰은 재판에서 "(당시) 김정남의 심장박동은 굉장히 빨랐으며, 혈압은 '생명을 위협할 정도의 수준'이었다"라고 증언했다. 
【쿠알라룸프르=AP/뉴시스】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이복형 김정남을 공항에서 암살한 혐의로 기소된 인도네시아 국적의 시티 아이샤(25·왼쪽)와 베트남 국적인 도안티 흐엉(29)이 2일(현지시간)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외곽 샤알람에 있는 고등법원에서 첫 재판을 마치고 나오고 있다. 이들은 재판에서 자신들의 무죄를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2017.10.02


 그는 김정남이 진료소로 들어선 이후 발작을 일으켰다고 밝혔다. "그는 (전신발작 중 가장 심한 발작형인) 강직간대 발작을 일으켰다", "눈동자는 위로 올라간 상태였고 침을 흘리고 있었다. 우리가 불러도 아무런 반응이 없었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김정남의 체구가 커서 스태프 여러명이 함께 그를 들어서 (진료소) 안으로 이동시켰다", "그러나 몸집이 너무 커서 그를 들어 침대에 눕힐 수는 없었다"라고 말했다.

 김정남을 진료소 내부로 옮긴 후 의료진은 그에게 아드레날린 및 다른 약품을 투여해 발작을 멈추게 했지만, 이후 그는 쇼크 상태로 빠졌으며 혈압은 급락했다고 아즈룰은 증언했다.

 김정남은 클리닉에서 약 1시간 가량 머문 뒤 앰뷸런스로 인근 푸트라자야 병원으로 후송되던 중 사망했다.

 chkim@newsis.com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