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최선윤 기자 = 정부가 면세점 특허심사와 관련해 제도 개선안을 발표한 가운데 업계는 투명성이 제고된 것은 환영할 일이지만 졸속 처리된 듯한 느낌도 지울 수 없다고 지적했다.
2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기획재정부와 관세청은 이날 '면세점 특허심사 제도 개선안'과 관련, "특허심사위원회를 민간주도형 위원회로 전환해 상설화 하는 등 특허심사 거버넌스를 전면 개편하겠다"며 "심사위원 명단 및 평가결과를 전면 공개하고 평가제도 개선과 함께 심사과정에 대한 외부 통제를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면세점 업계 관계자들은 "투명성을 제고한다는 것은 언제든지 환영할 일"이라며 "면세점 사업자 선정이 공정하게 이뤄진다는 데 어떤 사람이 불만을 가지겠느냐"고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사업자 선정을 하는 데 있어 공정 심사는 당연한 것이라는 설명이다.
앞서 관세청은 면세점 사업자를 선정하는 과정에서 밀실 심사를 고수해왔다. 이 때문에 면세점 사업자들은 자신들이 어떠한 사유로 선정됐는지, 혹은 탈락됐는지에 대해 명확히 알 수 없어 선정 과정에 의구심을 품는 일이 빈번했다. 실제 밀실 심사 탓에 사업자로 선정됐어야 할 롯데가 탈락하는 사태도 발생했다.
하지만 이같은 투명성 제고에 대한 긍정적인 반응과 별개로 업계 관계자들은 이번 제도 개선안에 아쉬움이 남는 것은 사실이라고 입을 모았다. 일단 이번 제도개선안엔 면세점 업계가 지속 요청 중인 사드 보복에 따른 피해 지원 등 고충을 덜어줄 만한 해결방안은 전무했다.
한 면세점 업계 관계자는 "업계가 바라는 내용은 아무것도 담기지 않았다"며 "특허수수료 및 인천공항 임대료 현실화 등 업계가 원하는 대책 마련에 대한 내용은 없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아무래도 일단 급한 불을 끄기 위해 임시방편처럼 제도 개선안을 내놨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라며 "사드로 인한 사업자들의 애로사항 지원책이 담기지 않은 부분이 무엇보다도 아쉽다. 종합대책에서는 이같은 지원책에 대한 이야기도 꼭 담기길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또 심사위원 명단을 공개한다고 했지만 그들을 선정하는 것 역시 관세청이라 실제 투명성 제고로 이어질지 알 수 없다는 목소리가 높다.
아울러 올해 말 특허기간이 만료되는 롯데면세점 코엑스점 사업자 선정을 연내 강행하겠다는 것도 사업자들에게 지나친 부담을 준다는 지적이 나온다.
또 다른 면세점 업계 관계자는 "면세점 심사위원을 모두 민간위원으로 구성하고 공개해 투명성을 강화하겠다고 했는데, 그렇다면 심사위원 선정은 누가 하는 것이냐는 문제가 또 남아있다"라며 "관세청이 이들을 선정한다고 하면 실제 투명성이 제고될 지 믿음이 가지 않는 것이 사실"이라고 지적했다.
이 관계자는 "업계가 기대했던 내용은 '면세점 5년 한시법'이었는데 이 얘긴 결국 좀 더 기다려야 한다고 정부가 시간끌기를 하고 있다"라며 "또 앞서 면세점 선정 과정에서 관세청이 벌였던 점수 조작에 대한 반성 또는 보상에 대한 이야기도 없어 아쉬움이 클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롯데면세점 코엑스점 특허 공고를 내일 모레 내고, 12월에 후속 사업자 선정을 하겠다고 하는데 이같은 계획은 사업자들에게 지나친 부담을 안길 수 있다"라며 "부지 선정, 입점 브랜드 선정, 사회 공헌 계획 등의 내용을 담는 제안서가 그렇게 빨리 만들어지는 게 아니다"라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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